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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해적: 도깨비 깃발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1. 26. 23:14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다. 

이번 달의 영화는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 메이커> 중에서 고르기로 했다. 현실에서 매일 정치 이야기 뿐이니 영화라도 허구의 내용이 좋겠다 싶어서 <해적: 도깨비 깃발>을 골랐다.

 

 전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1편이라면 <해적: 도깨비 깃발>은 2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영화의 줄거리는 고려때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고 돌아와 최영을 물리치고 조선을 개국하려 하자  고려의 무사가 고려의 보물을 바다의 외딴 섬에 숨긴다.  조선이 개국하고 4년 후 고려 무사 출신인 무치(강하늘)은 의적 두목이 되어 해적단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해적단주(한효주)와 함께 고려의 보물을 찾아 해길도, 번개섬에 가서 결국은 보물을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이 둘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세 번째 주인공은 막이(이광수)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임시 단주가 되고, 펭귄을 만나 보물을 얻는 설정은 꽤 어울린다. 고려 무사였으나 이방원을 찾아가 보물을 찾아주는 대신 탐라국 왕이 되겠다고 말하는 부흥수(권상우)는 악역의 우두머리다. 

 

 무치(강하늘분)는 장난스럽고, 가벼운 것처럼 보여도 칼솜씨는 뛰어난 고려의 마지막 무사다.  그런데 강하늘의 연기는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촌스러운 비주얼, 어색한 몸짓의 로맨스, 의리있는 순진남 등의 설정이 그렇다. 이전의 캐릭터를 벗어나는 건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해적단주(한효주분)는 해적치고는 세련된 복장이라서 눈에 띈다. 전편의 손예진은 해적들과 분리되지 않았다면 한효주는 눈에 띄는 복장이다. 그러나 한효주는 <동이>등 드라마에서의 발음보다 이번 영화에서의 발음을 또렷하다. 특유의 떨림을 적게 하려고 내뱉으면서 짧은 대사가 주다. 단점을 보완하고자 노력한 말투다. 해적답게 시원시원하고 또렷한 말투가 잘 어울린다. 

 

 막이(이광수분)는 이 영화에서 웃기는 역할을 맡은 캐릭터답게 돋보인다. 어수룩해 보여도 실속을 챙기는 역할이다. 이광수의 영화라고 보여질만큼 돋보인다. 특히 금을 찾아준 펭귄과의 조화는 남다르다. 왜 우리나라에서 낯선 펭귄이 광수와는 잘 어울릴까? 

 

부흥수(권상우분)는 권력을 좇는 역할이다. 고려시대에서는 부상당한 부하를 자기 칼로 죽이고 전진하는 무사, 조선시대에서는 권력을 돈으로 사려고 보물을 찾는 역할이다. 권상우는 이 영화에서 악역으로 돋보일 수 있었는데 존재감이 떨어진다. 1편에서 이경영이 해적 두목으로 보여준 카리스마도 없다. 나는 그 이유를 권상우이 목소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지르는 말이 아니라서 잘 들리지 않는다. 구조적인 문제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발성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악역인데 별반 특징이 없어 드러나지 않으니 좋은 기회를 놓친 셈이다. 뭔가 보여줘야 악역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악역은 악역인데 아쉽기만 하다. 

 

   이번 영화는 설날을 겨냥하여 개봉하였다. 가족끼리 웃으면서 볼만한 영화다. 특히 집에만 갇혀 있어 답답한 속을 바다 한가운데 떠서 집채만한 파도와 싸우는 배에 탄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돌비써라운드 시설이 갖춰진 영화관에서 보았더니 더 실감이 났다. 요즘 영화관이 리클라이너 좌석으로 바뀌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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