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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선택의 가능성 영화를 더 좋아한다.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 더 좋아한다. 도스토옙스키 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 인간을 좋아하는 자신보다인간 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좋아한다.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모든 잘못은 이성이나 논리에 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편을 더 좋아한다. 예외적인 것들을 더 좋아한다. *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의사들과 병이 아닌 다른 일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줄무늬의 오래된 도안을 더 좋아한다.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념일에 집착하는 것보다 하루 하루를 기념일처럼 소중히 챙기는 것을 더..
등대 정연복 작아도 빛나는등대 하나에 기대어 어둠에 잠긴끝없이 너른 바다에서도 돛단배는길을 잃지 않는다. 말없이 등을 대주는고마운 사람 하나 있어 슬픔이 밀물 지는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도 깜빡이는 희망의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시 전문- https://lma0135.tistory.com/380" data-og-description="등대 정연복 작아도 빛나는 등대 하나에 기대어 어둠에 잠긴 끝없이 너른 바다에서도 돛단배는 길을 잃지 않는다. 말없이 등을 대주는 고마운 사람 하나 있어 슬픔이 밀물지는 고통스러운 시간 " data-og-host="lma0135.tistory.com" data-og-source-url="https://lma0135.tistory.com/380" ..
정당한 교육활동을 한 교사, 아동학대 혐의 앞에선 역부족지난달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담임교사가 아이들 사이의 다툼을 중재했다. 교사로서 지극히 정상적이고, 오히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그 학생의 학부모가 이를 문제 삼았다. 학교에 민원을 넣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학교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는 이 학부모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다. 여기까지는 학교가 옳은 절차를 밟은 것처럼 보였다.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해당 학부모는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별도로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정당한 지도를 했던 교사가 거꾸로 피고소인, 피고가 된 것이다. 이런 식의 반복된 민원과 시위에 시달린 담임교사가 이 학교에서만 세 명, 결국 휴직과 퇴직으로 이..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ㅡ바쇼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게 물리다니ㅡ잇샤내 귓가의 모기는 내가 귀머걸인 줄 아는 걸까?ㅡ잇샤한적함 이어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 소리ㅡ바쇼 하이쿠는 한줄 시입니다.어제 소양호에서 청평사 들어가는 뱃길에 보니 물이 살쪄서 비둥비둥 거리더군요.나도 시를 읊고싶은 여름입니다. 여름 호수 햇빛 잔뜩 먹고 비둥비둥 살쪄서 출렁거릴 때마다 기름기 좔좔 흐른다- 소양호
https://lma0135.tistory.com/1194?category=631355 [서평]삶의 모든 색(리사 아이사토)사랑받았다는 느낌이 드나요? 노르웨이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리사 아이사토(Lisa Aisato)의 작품집인 《삶의 모든 색(All the Colors of Life)》의 번역본을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펴냈다. 리사 아이lma0135.tistory.com이 책을 친구 순순 씨에게 선물 받았던 것은 2023년 겨울이었다. 우리가 친구 하기로 한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황색 색연필로 몇 글자를 책의 첫 장에 적은 크고 무거운 그림책을 옆구리에 끼고 카페에 나타났다. 희고 짜릿한 겨울바람에 등과 어깨가 시린 날이었다. 순순 씨가 고른 주황색 색연필의 글자 몇 개가 스멀스멀 살아나면서 ..
즐거운 소란 여름은 소란이 번성하는 계절 새들의 산부인과 병동인 야산에 새 새끼들 울음소리 질펀하고 무논에서 둑으로 무리 지어 튀어나오는 개구리울음소리며타작마당 콩알들처럼 여기저기 가지에서 쏟아지는 매미들 떼창에 귀가 먹먹하다 몸보다 큰 그림자 끌며 유용하는 물고기들 살이 오르고, 불쑥 떠오른 생각처럼 바람 불 때마다 은피라미인양 팔랑팔랑 하얗게 몸을 뒤집는 나뭇잎들 숲에는 그늘이 고여 출렁이고 괄약근 느슨해진 하늘에서 천둥번개치고 큰 비 내려 계곡과 냇가의 갑자기 불어난 물이 변성기 소년의 성대처럼 괄괄 소리 내어 흐르는데 비 갠 하늘에 나타난 비행기가 폭음을 내려놓고 사라진다 -이재무, '즐거운 소란'(2022) 시 전문- 이재무 시인(1958~)의 시를 좋아한다. 귀여운 것, 말랑한 것, 이쁜 ..
사람, 사람, 사람 도시와 도시의 경계는 그리 멀지는 않은데 심리적 경계는 크다. 작년까지 근무하던 지역은 10년간 살았던 곳이고, 25년간 근무했던 지역인지라 근무지가 바뀌었다고 해도 단칼에 자를 수가 없다. 그 지역과의 인연의 끈은 여러 갈래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경계의 거리감이 있는지라 한번 방문하면 만남의 기회를 최대화하는 욕심을 부린다. 점심 약속을 11시 즈음으로 하고 근무지로 지인을 찾아갔다. 하는 일이 같으니 관심사가 같고, 그러니 서로 할 말이 많고, 보여줄 것도 많다. 1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현관, 복도, 바닥, 문, 창문, 벽, 음악실, 안심실 등의 공간 변화에 대한 대화에 이어 정책과 선거에 따른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눈다. 점심 식사는 시원한 콩국수로 결정한다. ..
"카말라여, 대부분의 인간들은 바람에 날려 빙글 돌다가 방향을 잃고 땅바닥에 굴러 떨어지는 낙엽과 같은 존재요. 하지만 드물게도 별처럼 확고한 자기의 궤도를 가는 사람이 있고. 그들은 바람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내부에 그들 나름대로의 법칙과 궤도를 가지고 있소."헤르만헤세의 책 은 작년부터 지인들에 의해 언급되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로 이어졌다. 딸이 자신의 주변에서 를 읽고 있다면서 자기도 읽어야겠다고 말하는 걸 듣고, 나오 오래전에 읽은 를 다시 읽기로 한다. 아니,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친구 고빈다가 깨달음을 얻은 고타마(붓다)의 얼굴에서 보았던 존경과 조롱 비슷하면서도 깨달은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표정을 가진 싯다르타에게 또다시 구도(求道)의 길을 떠나기 전..
푸른 꽃 아이헨도르프 푸른 꽃을 찾는다 찾아보지만 결코 찾지 못해 나는 꿈꾼다 이 꽃 속에 내 좋은 행운 피어나리라 하프를 들고 여러 나라들 도시들, 목초지를 떠돈다 그 어디서도 푸른 꽃은 보지 못하려나오래전부터 헤매고 오래 희망하고 믿었으나 아, 그 어디서도 나 그 푸른 꽃을 보지 못헀네. 철학자 한병철의 을 읽으면서 이 시를 발견했어요. 오래전 칼릴 지브란의 를 읽으면서 만났던 감정을 다시 발견한 기분이에요. 철학자 한병철은 서울대학교에서 공과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았으나 독일로 건너가 철학자가 되었지요. 베를린에서 정원을 가꾸며 알게 된 식물과 관련된 이야기와 식물에 대한 시케치가 중간중간에 들어 있어요. 저자의 식물에 대한 사랑을 알게 ..
언어는 완벽한 해독이 가능한가? 요즘 하는 말을 바꿨다. "잘했어요. ", "괜찮아요." 잘 될 겁니다." "응원할게요.", "그래? 그렇구나.", "좋아요. 그렇게 하는 게 좋겠군요. " 하는 식으로 말을 바꾸다 보니 대화의 길이는 짧아졌어도 상대방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을 그 표정으로 알 수 있다. 모든 문제에 이런 답을 할 수는 없겠으나, 크게 달라질 일이 아니라면, 상대가 정한 방법에 동조하는 것만으로 대화를 종결지으려 한다. 대화가 길어져도 결국은 나의 의견이라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것이 대화의 끝을 구겨버린다는 것을, 다시 대화의 창을 열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어서다. 여기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어머니가 아이를 임신했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