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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듄 dune> 본문
어제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다.
어제의 영화는 <듄>이다. 동명의 원작소설이 1965년에 발표되었다. 스타워즈보다 먼저 발표되었고, 2천만부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사진 지식이 있으면 좋다고 해서 영화평을 보니 졸립다, 처음만 봐도 알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 이해 불가..... 등등의 영화평이 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새로운 장면, 재미있는 장면 하나만 건져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보러 갔다.
서기 10191년, 지구는 멸망하고 새로운 행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끝도 없는 모래 사막이 계속 나온다. 그러나 그 사막이 만들어 내는 무늬가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여러 번 나온다. 바람이 만들어 내는 사막의 얼굴은 수시로 바뀌고, 흰 등걸이 조화롭다.
새로운 볼거리는 먼저 모래벌레다. 모래벌레는 일정한 음이 반복되어 발생하면 나타나서 거대한 입으로 물체를 빨아들이는 괴물이다. 거대한 지렁이처럼 생긴 괴물이 모래 아래를 달려와서 소리를 낸 물체를 빨아들이고 달아난다. 그래서 사막을 걷는 사람들은 소리를 내지 않고 춤을 추듯이 걷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두번째 볼거리는 흔히 알고 있는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방식이 아닌 잠자리 날개 혹은 벌새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날개로 제자리에서 떠오르는 강력한 비행물체다.
세번째 볼거리로 사막의 종족들이 만들었다는 옷이다. 특수한 방식으로 만들어서 몸 박으로 배출되는 땀, 눈물까지도 다시 모아서 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그러나 무겁지 않고, 가볍다.
네번째, 볼거리는 비상배낭에 있는 기구다. 실을 뽑아서 천막을 만들수 있지만 그걸 빨아들여 통안에 담으면 간단히 담을 수 있다.
다섯번째, 볼거리는 새로운 책의 형태다. 종이가 아닌 홀로그램처럼 보여지는 책으로 사막을 배우는 장면에서 나무 가지들 속에 숨은 작은 생물까지도 움직이는 영상에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여섯번째, 의문이 생긴다. 대추야자나무를 2명의 사람이 마실 물을 아껴가며 가꾸는 장면 외에는 어떤 식물이나 동물도 나오지 않지만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다. 그들이 먹는 음식은 어느 행성에서 조달되는 것인가?
일곱번째, 황제가 있고, 황제가 하는 일을 감시하는 '변화의 판관'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으면 아들이 그 자리를 물려받는 세습제다.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다. 컴퓨터를 거부하고, AI, 로봇 등 사람과 닮은 물체를 만들어내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미래 너머의 미래라는 것이 놀랍다.
여덟번째, "두려워하지말라, 두려움은 정신을 죽이고 , 세계를 소멸시키는 작은 죽음이다." 폴과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는 한 손으로 의사를 주고 받으며 외부의 기운을 끌어모아 말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신기한 능력을 지녔다. 특히 폴은 과거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의 일과 미래에 일어날 일을 보는 예지력까지 가진 인물이다. 또한 용맹한 전사를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강인함과 민첨함을 가졌으며 그의 어머니가 남다른 존재임을 알 수 있다.
"꿈은 심연의 메시지다"라는 말이 영화의 처음 장면에 나온다. 이는 두 모자의 남다른 능력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아홉째, 영화가 끝나기 전에 주인공은 전사를 이기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 이 영화는 <듄>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영화다. 어느 영화평론가는 우리 나라 천만 관객 영화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설명과 사전지식이 필요한 영화가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 바쁘고, 시간이 없으니 단숨에 끝나버리는 영화를 선호하고, 우주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영화로 보기에는 버거워 한다." 라고 말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를 앞에서 열거한 이런 새로운 장면을 찾는 방법으로 보다보디 지루할 틈이 없이 흥미롭게 보았다.
<듄>의 시리즈물이 앞으로 어떤 영화로 나올지 궁금하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사막에서 찍은 영화라고 한다. 영화속이지만 사막에 사는 푸른 눈을 가진 종족들이 사는 세상, 컴퓨터와 핸드폰이 없는 세상이 반갑기만 하다. 다만 해가 뜨면 금세 60도로 치솟아 오르는 사막의 날씨는 감당해낼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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