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흙.바람 +나

2023. 6. 22. 본문

교육

2023. 6. 22.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6. 22. 18:45

  2021년부터 시작한 교직원 독서동아리 모임이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박주영판사의 <법정의 얼굴들>을 시작으로 하였다.  지난 5월에 열린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인 직원들은  아동 학대 사건을 읽고 울었다고 말하고,  20대인 직원은 자살 모임에서 자살을 하려다가 실패한 후에 여동생 집으로 간 청년의 사건을 읽고 울었다고 한다.  나는 만인에게 평등하여야 할 법이 '만인에게만 평등한' 법이 되어버린 사회의 시스템이 가슴 아팠다.  박주영판사가 언급한 책들을 메모지에 한가득 적어놓고 차례차례 읽어가면서 판사의 심정을 짐작해 보기도 하였다. 

 오늘 독서모임의 책은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박중철)이다.  30대인 사람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법정의 얼굴들>에 비해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말하면서도 얼마 전 가족이 병원 응급실에서 겪은 일을 떠올렸다.  수술을 선택하지 않으면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아서 병원이 권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전의향서를 작성한 부모를 둔 직원은 사전의향서를 미리 써 두는 게 죽음을 준비하는 한 방법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자신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 아직 멀게 느껴져 미루고 있다고 한다.   모임원 중 가까운 시기에 형제의 죽음을 겪은 직원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분을 떠올리면서 그분의 죽음이 슬퍼하지 않아도 될 만큼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말한다.  

 

  죽음이야말로 눈앞에 다가와 목숨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는 한은 멀게만 느껴진다.  우리 모임에서는 7월 모임에 다시 한 번 이 책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를 읽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한다.  현대의 좋은 죽음은 1) 집에서 가족들과 맞이하는 죽음(병원 중환자실에서의 죽음이 아니다.) 2) 고통 없이 죽는 죽음 3) 주변에 부담을 남기지 않는 죽음 4) 행복하게 살고 난 후에 후회 없는 마무리를 하는 죽음을 손꼽는다.  "잘 살기 위해서는 좋은 죽음이 준비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을 먼저 생각해 보고 잘 살기 위한 나름의 정리도 필요하다. 무엇이 좋은 삶인가?를 정리하면 다음은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어제는 상추쌈을 저녁으로 먹었다.  저녁에 싱크대에서 달팽이가 발견되었다.  달팽이를 어디다 둘 것인가?  베란다에 있는 식물에 올려두기로 한다.  "달팽이를 애완동물로 키워볼까?"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달팽이를 들고 고민하는 것과 50대의 사람이 싱크대의 달팽이를 보고 생각하는 게 같다.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위 공직자 범위(기관 직제 기준)  (0) 2023.06.28
2023. 6. 26.  (0) 2023.06.26
2023. 6. 20.  (0) 2023.06.20
2023. 6. 16.  (0) 2023.06.16
숨바꼭질  (0)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