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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3. 6. 20. 본문
월요일 쉬는 시간에 도서실에서 학생 독서 동아리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5분이 지난 후에 들러 보았다. 학급에서 수업을 마친 5, 6학년 학생들과 1, 2학년, 유치원 학생들이 모이려면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고 두 명씩 짝을 지어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책을 골라서 '동생 책 읽어주기'를 하려면 5분 정도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서다.
올해 들어 새롭게 시작한 사서 선생님의 아이디어다. 학생 독서동아리의 주제를 저학년과 일대일 짝지어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라 학생들이 흥미 있어할지. 읽어주는 5,6 학년 학생들이 쉬는 시간을 포기하고 동생들 책 읽어주는 시간에 참여할 것인지, 1, 2학년과 유치원 학생들이 나름의 쉬는 시간을 포기하고 형, 누나, 언니, 오빠가 읽어주는 책 이야기를 들으러 신청할 것인지에 대한 염려가 있었지만 염려를 무색하게 할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는 높았다. 도서관이 꽉 차서 도서관 주변의 벤치까지 선생님이 볼 수 있는 곳에서의 책 읽기도 허락을 하였다.
사서선생님은 저학년과 고학년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서 장난기 심한 2학년 남자 학생은 덩치가 있고 듬직한 6학년 형과 짝이 되게 하고, 키가 작고 겁이 많은 1학년 여자 아이는 5학년의 목소리가 작고 부드러운 여학생과 짝이 되게 하였다. 일대일로 책을 읽어 주다 보니 도서실 전체적으로 시끌시끌하다고 느껴질 정도지만 일대일로 읽는 짝활동에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학생들은 말한다. 일명 칵테일파티효과라고 하는데 칵테일파티처럼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잡음이 많은 상황에서도 본인이 흥미를 갖는 이야기는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는 현상이다. 학생들이 바로 그 칵테일파티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유명한 하브루타도 마찬가지다. 두 명이 짝이 되어 이스라엘의 탈무드를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토론하는 방식이다. 일부러 한 팀의 옆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6학년 형은 장면을 최대한 재미있게 분위기를 살려 읽어주려고 노력하였고, 2학년 동생은 귀를 기울여 들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별도의 인성교육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상호관계가 잘 형성되고 있었다.
학교폭력, 아동학대, 정서학대 등 초등학교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학부모는 자녀를 걱정하고, 학교 관계자는 교권이 무너졌다고 한숨을 짓는다. 그런 현실도 물론 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더 시급한 것은 자율적으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야 한다. 같은 또래들과는 힘 겨루기, 경쟁이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저학년-고학년이 활동하는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넓힌다면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더불어 사회성 함양, 양보와 배려의 미덕, 규칙과 질서 등 사회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스스로 체득하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2주마다 시행되고 있는 '책 읽어주기' 짝활동은 매우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치원 4명의 아이들도 참여하여 자연스럽게 유-초 이음 교육도 되고, 책 읽는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학교를 바꾸는 건 몇 역씩 들여서 바꾸는 화장실 환경 개선, 외벽 공사 등도 있겠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사서선생님의 아이디어가 학교 문화를 바꾸고 있다. 오늘 또 하나를 배운다. 세상을 바꾸는 건 의도적인 국가 산업이 아니라 항상 작은 문화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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