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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2022-2023년 글쓰기-물, 흙, 불, 바람 (127)
물.불. 흙.바람 +나
해 비치는 창에서 서쪽으로 기우는 햇빛에 기댄다. 잠을 방해할 줄 알면서 커피를 청하고 지금 당장의 작은 행복을 차지한다. 노래는 한가롭고 햇빛은 따스하고 겨울바람은 창문 밖에서 서성거린다. 창 하나 사이에 두고 초록의 잎들이 연둣빛 싹을 돋아내고 있다. 저물기 전에 일어나 의자를 접는 마음 아쉽구나. 오늘 떠나보낸 햇빛이 내일은 조금더 봄빛을 담고 오리라. 내일을 기약하면서 햇빛을 등진다. 긴 그림자가 자꾸 따라온다.
사람마다 태어날 때 1만원을 주었다면 .... 고등학교, 대학에 취업까지 한 번에 했으니 나는 공부머리로 5천원을 썼고 아직 큰 병치레 없이 먹고 살고 있으니 건강한 신체에 이미 3천원을 썼고 아직 남은 2천원은 어디다 쓸꼬? 글쓰기, 책 읽기에 천원 그림 그리는 일에 5백원 그 나머지는 주변 사람들 돕는 일에 5백원을 마저 쓰면 적당하겠다.
눈치(noonchi)는 한국에만 있는 단어라고 했던가? 우리 속담에 눈치코치도 없다. 눈치 있는 사람은 절간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고 했다. 눈치는 약자가 강자의 기분 따위를 헤아려 알아서 행동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때로 좋지 않게 인식되기도 한다. 자기 의견은 밝히지 않고 줏대없이 상대방의 의견만 따르는 사람을 보고 너무 눈치를 살피다 짝눈(양쪽 눈이 시력이 같지 않음)이 된다는 농담도 한다. 그러나 너무 눈치가 없는 사람을 겪어보면 그런 말을 하기 어렵다. 눈치없는 사람은 가르친다고 해서 눈치가 늘지도 않는다는게 문제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속상하다는 말을 주로 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자기 위주로만 말을 하고 귀는 막고 사는 사람이다. 자기 말만 하느라 남의 말을 듣지 않으니 남의 생각도..
고 신영복님의 책 을 읽고 있다. 2022년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가 있는 해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에 빗대어 생각해 봄직한 내용이 있어서 잘 읽힌다. 한비자는 2500여년전의 중국 전국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법가사상을 주창했다. 법가사상은 단호한 법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항상 강한 나라도 없고 항상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드는 것이 강하면 나라가 강해지고, 법을 받드는 것이 약하면 나라가 약해진다. 법 지상주의로서 법을 지키지 않는 부류를 분명하게 지적한다. 귀족, 지자(知者), 용자(勇者)다. 오늘날처럼 특권층은 2500년전에도 법외자였다. 법은 백성들이 지키는 것이라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2500년전과 지금과 다를 게 없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중국의 한..
매일 아침마다 카카오톡으로 그림이 있는 글을 보내주시는 분이 계신다. 어제는 " 아침에 사과는 '금'이지요. 당신은 늘 생각나는 사람이니 '금'이랍니다. 오늘도 금쪽같은 날 되세요.", 오늘 아침의 글은 "좋은 아침 활짝 웃어서 좋은 일만 가득 생기는 날 되세요.....!" 다. 나보다 10살은 넘게 많은 분이 어떻게 이런 그림이 있늘 글을 보내시는 지 궁금하다. 그보다 더 궁금한 것은 이렇게 매일 보내시는 열정이 궁금하다. 왜일까? 어느 날 느닷없이 그림이 있는 글을 보내주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계속되는 아침 일상이다. 어떤 날은 읽어보고, 어떤 날은 그냥 지나친다. 그런 날이 벌써 3개월은 넘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답으로 메시지조차 쓰지 않았다. 메시지를 쓰는 순간 보내주시는 분이 가지는 혼자 ..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잘 쉬는 기술'(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 따르면 현대인에게 가장 큰 문제는 '휴식 결핍'이다. 이 책은 135개국 1만8000명이 참여한 '휴식 테스트' 결과를 보여준다. 참여자 중 3분의 2는 휴식이 모자란다고 답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 평균 10분 정도 덜 쉬었고 돌봄 책임을 맡으면 시간이 더 줄었다. 가장 못 쉰다고 느끼는 이들은 청년층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곧 번아웃 세대였다. 이들은 가혹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데다 수시로 울리는 '영리한 전화기' 탓에 24시간 대기조로 살아간다. 쉴때조차 쉰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휴식을 뜻하는 영어 단어 rest는 고지독일어 raste에서 왔다. rasta는 본래 거리 단위를 뜻한다. 열심히 걸은 다음에 멈추는 일, 멈춰 온 거리를 잰..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개막식은 24절기로 시작하였다. 2022년 24절기가 궁금하여 찾아 보았다. 봄(春) 입춘(立春) 2022.2.4.(음1.4.) 봄의 시작 우수(雨水) 2022.2.19 비가 내리고 싹이 틈 경칩(驚蟄) 2022.3.5.개구리가 놀라 뛰어 나옴 춘분(春分) 2022.3.21.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음 청명(淸明) 2022.4.5. 천지가 상쾌하게 맑은 공기로 가득찬다. 곡우(穀雨) 2022.4.20. 봄비가 내려서 온갖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 여름(夏) 입하(立夏) 2022.5.5. 여름이 시작된다. 소만(小滿) 2022.5.21. 만물이 점차 생장(生長)하여 가득 찬다 망종(芒種) 2022.6.6. 보리가 익고, 모를 심는 시기다. 하지(夏至) 2022.6.21. 낮이 길고 밤이 짧다..
입춘은 봄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사실 눈오고 영하10도의 최저기온을 말하는 겨울 한복판에서 봄을 말하기는 너무 성급하다 싶다. 그러나 벌써 부산에서는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제 겨울은 서서히 봄으로 옮겨갈 것이다. 화단의 산수유와 매화 꽃봉오리들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게 보인다. 아직 꽃이 피려면 20일 후나 되어야 기대하겠지만 봄이 희망처럼 저만치 와 있다. 손 닿을 듯 저만치에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봄이다. 작년부터 현관문에 을 붙였다. 한해의 흐름을 기억하는 지혜로운 조상들의 풍습을 계승하는 의미다. 새 봄에는 좋은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경사로운 일이 집안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운과 복을 비는 뜻도 있고...
음력 설을 맞이하여 덕유산(해발 1,614m)에 눈이 많이 내렸다. 덕유산 아래 마을에도 눈이 내려서 골목길이 하얗다. 햇빛이 닿지 않아 그대로다. 차로 골목길을 못 올리왔다. 바퀴는 헛돌고 차는 뒤로 밀리기만 한다. 비스듬히 밀려서 돌담에 닿기 일보 직전이었다. 차를 세우고 눈속에서 밭흙을 퍼담아다 바퀴 앞뒤의 바닥에 뿌렸다. 그리고 나서 후진을 해본다 . 물러섰다가 뒷심을 받아서 올라가 볼까해서다. 뒤로 물러날 때도 바퀴는 헛돈다. 돌담에 닿기 직전이니 후진은 불가하다. 때로 물러설 길이 없으면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 다시 앞으로 전진이다. 전진기어를 넣고 몇번 크르릉 하더니 헛바퀴가 돌다가 흙이 마찰력을 낮췄는지 전진이 되었다. 골목길의 턱을 넘어 간신히 올라왔다. 겨울해가 드러난 길을 다 녹인다..
음력 설날이다. 어제 저녁부터 내린 눈이 7cm이상 쌓였다. 새해를 맞이하여 첫눈이라니...... 상서로운 눈이다. 풍년을 기약하는 눈이다. 하지만 아직 신축년이다. 신축년 신축월이라 어둡고 힘든 시기라고 한다. 입춘인 2022. 2. 4. 부터 임인년이다.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해라고 한다. 검은호랑이는 본래 없는 호랑이다. 그러니 밤에 활동하는 호랑이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임과 인은 나무로 싹이 밖으로 자라나오는 형상이라 새롭게 시작하는 해라고 한다. 이제 코로나이후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해다.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해가 될 것이다. 눈발이 함박눈으로 변한 눈속을 뚫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고향 강이 꽁꽁 얼었다. 얼음 위를 걸으니 어릴 적 놀던 생각이 난다. 눈 내린 설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