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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2. 21. 22:10

눈치(noonchi)는 한국에만 있는 단어라고 했던가? 우리 속담에 눈치코치도 없다. 눈치 있는 사람은 절간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고 했다.

눈치는 약자가 강자의 기분 따위를 헤아려 알아서 행동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때로 좋지 않게 인식되기도 한다. 자기 의견은 밝히지 않고 줏대없이 상대방의 의견만 따르는 사람을 보고 너무 눈치를 살피다 짝눈(양쪽 눈이 시력이 같지 않음)이 된다는 농담도 한다.

그러나 너무 눈치가 없는 사람을 겪어보면 그런 말을 하기 어렵다. 눈치없는 사람은 가르친다고 해서 눈치가 늘지도 않는다는게 문제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속상하다는 말을 주로 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자기 위주로만 말을 하고 귀는 막고 사는 사람이다. 자기 말만 하느라 남의 말을 듣지 않으니 남의 생각도 읽지 못한다. 또 이런 사람은 책도 멀리한다. 온통 자기 생각으로 꽉 차있으니 남의 말이나 글이 들어갈 틈이 없다. 그러니 악순환의 반복인 셈이다.

눈치없는 사람은 주변이 자신으로 인해 힘들어 한다는 사실도 모른다. 이유도 모르고 자신을 싫어한다고만 불평한다.

눈치는 한국 사람들이 그만큼 생존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사회에서 상황을 살필 줄 알고 맥락을 읽는 사람과 흐름도 모르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생존의 결과가 다르다. 다만 우리는 이제까지 생존하고 있으니 우리의 조상들은 눈치가 있는 분이었던 모양이다.

내가 하는 일에 자꾸만 브레이크가 걸리거나
동료가 몇번 나에게 전에 없던 표정을 보인다면
내 눈치지수가 떨어진 건 아닌지 체크해 보자.

너무 예민해도 문제지만
상대가 주는 신호도 못 읽고
눈치없이 같은 말만 반복하는
답답한 동료는 되지 말자.


그런 의미에서
간까지 활짝 웃고 쉬자.
눈치 살피는 데는
쉼이 조건이다.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눈치는 에티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