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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00세 본문
해 질 녘
도우미가 준비해 준 저녁식사를 마치고 문을 닫았을 때 옆집에서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들 부부는 무얼 하고 있을까. 하늘 저편에 저녁샛별이 눈물처럼 빛난다.
- 시집<100세> 중에서, 시바타 도요
100세의 할머니(1911~2013)가 시를 배운 적도 없는데도 이런 시를 써서 시집을 출간했다. <100세를 살아보니...> 등등의 책들이 출간되고 어떻게 해야 오래 산다는 건강, 식이요법에 대한 지식들이 TV의 채널을 돌리다 보면 너무나 많이 보인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노령화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에도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많이 보인다. 출산율이 0.83으로 떨어진 2021년을 생각해 보면 부부가 성인 2명인데 0.83명을 낳는다고 하니 결국 자녀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말이 아닌가. 100세 시대는 축복받은 시대인가? 저주받은 시대인가? 새싹이 돋아나지 않는 나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약해지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겪었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 약해지지 마-
시는 길지 않아서 좋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서 좋다. 시바타 도요, 100세의 할머니가 꾸밈없이 읊어 내려가는 시는 담백하고, 투명한데도 울림이 오래 남는다. 절에 가서 풍경을 본 적이 있는가? 모양이 어여쁘지 않고 투박한데도 바람이 불 때마다 제 몸을 두드려서 내는 풍경 소리는 더없이 맑고 청아하다. 오래 퍼지고, 멀리 퍼진다. 자신의 속에서 나오는 소리라서 그런가 보다. 밖에서 두드려서 내는 소리보다 종의 안쪽 면을 부딪쳐서 내는 소리가 더 깊고 멀리 퍼진다. 사람의 말도 그렇다. 남의 말을 아무리 외워서 말해도 제 속에서 나오는 말만 못하다.
아들에게 말하듯이, 딸에게 말하듯이 전한다. '있잖아,.... 약해지지 마' ,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라고 속삭여 준다. 어떤 위로보다 가슴 따뜻해지는 말이다. '살아 있어 좋았어'는 지금, 이 순간, 나의 느낌과 감정과, 생각들이 살아있음을 말한다고 전한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살면 우리도 100세에 이른다. 어떻게 사는가? 누구와 사는가? 무엇을 하고 사는가? 는 각자의 몫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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