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교육의 방향
- 리더
- 쉼보르스카
- 커털린 커리코
- 가족
- 김훈
- 용기
- 독서1000권
- 교육
- 다시 일어서는 교실
-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 오블완
- 돌파의 시간
- 최진석
- 행복
- 자유
- 헤어질 결심
- 시 ㅇ릭는 수요일
- 아소무아르
- 서평
- 티스토리챌린지
-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진 과정
- 희망
- 사진집
- 나쓰메소세키
- 프렌치수프
- 묨을 살리는 요리
- 자연주의 소설'
- 미국의 가정통신문
- 간당간당
- Today
- Total
물.불. 흙.바람 +나
서평 <베이비팜> 본문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7553831
베이비 팜
임신은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다,당신이 규칙을 따르기만 한다면.비밀 대리모 시설을 둘러싸고 펼쳐지는본격 임신·출산·육아 스릴러오프라 윈프리 강력 추천, 『타임』 선정 ‘꼭 읽어야 할 책
book.naver.com
저자 조앤라모스( Joanne Ramos)의 첫 소설인 이 책은 언론과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여 문학을 전공했으나 투자회사에서 일하다가 기자가 된 이력이 있고, 그 후 자신의 주변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쓴 이 소설을 발표했다고 한다.
인도의 대리모 서비스 광고에서 시작했다는 소설의 구상은 베이비팜(Baby Farm), 다른 말로는 "농장"으로 지칭하는 골든오크스라는 임신을 사업 테마로 하는 업체를 설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의 특징은 목차가 없다. 그리고 네 명의 여성 제인, 아테, 메이, 레이건의 이야기를 통해 불확실하고, 도덕적으로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이들 중 제인, 아테, 메이의 공통점은 중국, 필리핀에서 이민을 왔거나 취업이민 중이다. 이 들을 통해 인종, 계급, 이민이라는 미국의 문제를 잘 엮어서 보여준다.
제인은 미군과 필리핀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2세다. 어머니는 제2의 미국인 남편을 찾는다. 제인은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남편과 헤어져 아기만을 데리고 나와 사촌 아테의 도움으로 합숙소에서 머문다. 생계를 위해 최저 시급의 양로원에서 일하기도 하고, 자신의 아이를 사촌에게 맡기고 카터씨 집에서 일하지만 아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자리를 잃고 딸 아말리아와의 미래를 위해 선입금을 받고 사촌이 소개한 베이비팜에 가게 된다. 생후 6개월 된 딸은 아테에게 맡기고.
메이는 중국인 이민2세로 사업수완이 뛰어나다. 골든오크스의 총괄 운영자로 베이비팜 사업을 확장시킬 맥도날드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중국의 부자 덩여사를 투자자로 영입한다. 맥도날드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맥도날드처럼 체인점을 만드는 일이다. 제2, 제3의 골든오크스를 세계 각지에 세우는 계획이다.
레이건은 유일한 백인 여성으로 아버지의 돈으로 공부하지 않기 위해 즉, 돈을 벌기 위해 대리모를 하기로 한다. 그래서 그녀는 프리미엄 호스트다. 백인 여성에 대학을 졸업한 경우는 베이비팜에서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그녀는 중국의 투자자이기도 한 덩여사의 아기를 낳는 데 성공한다. 출산 후 특별 보너스를 받고 사진작가로 살게 된다.
아테는 필리핀에서 남편이 버리고 간 네 자식과 살다가 늦은 나이에 미국에 왔다. 억척스럽게 돈은 모아서 집을 두 채를 사고, 세 번째 집을 올리는 중이다. 신생아 보모, 음식 만드는 일, 음식 배달, 베이비팜에 대리모를 연결시켜 주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성인이 되어 사고를 당한 아들 로이가 있다. 그 아들을 위해 미국으로 왔다. 그러나 다른 자식들을 위해서도 계속 돈을 보내고 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전형적인 어머니의 역할이다.
베이비 팜 골든오크스는 뉴욕에서 2시간 거리에 있으면서도 환경은 깨끗하고, 시설은 최상급이며, 외부와는 차단되어 24시간 cctv로 보호되는 가상의 시설이다. 고객이 맡긴 수정란은 호스트(대리모)에게 착상시켜서 코디네이터에 의해 관리된다. 호스트는 규칙을 따르고 무사히 아이를 출산할 경우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받는다. 대리모들은 번호로 관리된다. 레이건은 82번, 제인은 84번이다. 베이비 팜에서는 덩여사의 생존율 높은 배아를 골라 70, 72, 74, 76, 80, 82, 84번에게 착상하고, 2등급 중 최상위 배아를 96번에게 착상시킨다. 고객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고객은
독자들이 이 책에서 백미로 꼽는 부분이 있다. 돈으로 생긴 계급에 적응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해야 할까? 아테가 카터부인의 집에 신생아 보모를 시작하기 전에 해 주는 5쪽 분량의 충고다. 반드시 유니폼을 입어라, 아기가 잘 때만 잠을 자라, 첫 주에는 일요일에도 쉬지마라, 휴대전화는 방에서만 확인해라, 부인의 죄책감을 조심해라, 편히 지내라고 해도 꼭 선생님과 사모님이라고 불러라, 아기가 무엇을 먹고, 언제 얼마나 먹었는지 등을 기록해라 ....등이다. 이런 말들은 경험에서 얻을 수밖에 없는 자료인데 저자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필리핀 출신의 사람들이 신생아 보모, 유모, 가정부, 청소부들 뿐이었고, 저자 자신도 필리핀인 유모를 고용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계급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돈으로 인해 생긴 계급 사회의 모습이다. (p. 279) "몇 년마다 도우미를 바꿔야 한다. 안 그러면 그들이 너무 허물없이 군다. 없어진 보석이며, 현금, 상을 당했으니 도와달라는 거짓 간청...... 바로 그래서 그들을 믿으면 안 된다“
미국에서는 돈 버는 방법만 알면 되니까.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다.(p.246)-아테의 말
체리, 에인젤, 미르나, 베라, 그리고 아테가 아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그들을 남겨두고 떠나왔다. (p.243)
고작 생후 10주 되었을 때 직장에 복귀해 다음 날 아침까지 자기 아이를 보지 못할 정도로 늦도록 사무실에 남아 일하는 은행가, 변호사, 대학교수 등 중요산 직업을 가진 미국 여성 의로인들을 봐왔다. 제인은 희생하는 사람이 자기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는 걸까?(p.243)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리는 책은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다. 아기를 만들어 내는 신세계 밖의 어느 세계에서는 아직도 인간의 사랑과 그로 인해 출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달콤한 노래에서는 보모가 자신의 딸을 홀로 두고 보모의 역할에 충실하다가 결국은 그들의 가족이 아님을 알게 되고, 자신의 딸은 가출을 하고 자신은 돌보던 아기를 죽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여성이 출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든, 건강상의 이유든 돈을 주고 수정란을 착상시켜 출산하게 하여 선택하는 대리모가 윤리적으로 합당한지는 묻지 않는다. 다만 그 사업을 둘러싸고 소비자와 공급자의 관계가 되고, 철저하게 외면당하는 공급자의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페미니스트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작가는 말한다. 해답은 모르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린 것 뿐이라고.
이 책은 여운을 남긴다. 여성과 출산의 문제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규정되고, 운영되는 이 사회의 모습에서의 여성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아니 인간의 모습은 어떠한가? 돈이 종교가 되어버린 사회의 모습을 또 한 번 보는 기분이다.
단지 이 책이 페미니스트와 연관되어 읽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여성이 바라본 여성들의 문제지만 이 문제는 결국 이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여성이 본 관점에서 그린 작품이다. 결국 남자들도 함께 읽어볼 만한 책이다. 출산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평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필경사 바틀비 (0) | 2021.05.24 |
---|---|
서평<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0) | 2021.05.23 |
서평 <달콤한 노래> (0) | 2021.05.17 |
(서평) 이원석-서평 쓰는 법, 독서의 완성 (0) | 2021.05.14 |
서평: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명리심리학> (0) | 2021.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