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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5. 23. 21:40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

 

나의 평점 ★★★(3.0)

  저자 벨 훅스(Bell hooks)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이름을 딴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 글로리아 진 왓킨스다. 19세에 쓴 <나는 여자가 아닌가요-흑인 여성과 페미니즘>, <페미니즘-주변에서 중심으로>, <벨 훅스, 경계 넘기를 가르치기>, <올 어바웃 러브><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 <사랑은 사치일까?>등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계급, 인종, 자본주의,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저자는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의문에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라고 정의한다. (p.18)

  

 페미니즘의 왜곡

 

   페미니즘은 여성해방운동, 임신중단을 선택할 자유, 레즈비언일 자유, 성폭력, 가정폭력에 항거할 자유 등으로 왜곡되어 왔다. 가부장제에서 인정받기 위해 언제나 여성들끼리 서로 경쟁하고, 질투심과 공포, 증오에 찬 시선으로 사회화된 것이 현실이다.

 

 페미니즘의 역사(미국을 중심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주류 세력은 백인우월주의-자본주의-가부장제이다.  페미니즘은 이러한 사회화에 대한 변화가 필요함을 거론하는 여성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1970년대 후반 여성학 학과가 대학에 개설되었으며 이 강의실은 의식화 모임의 장소로 활용되었으나 페미니스트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기회주의자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초반, 정치화 된 자매애는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틸리 올슨은 1세대 미국 페미니스트, 작가로서 여성학을 강의하였다. 1980년대 중반 백인 중심의 기회주의적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강력한 자매애를 포기한다. 이 때 Toni Morrison은 흑인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Alice Walker는 <컬러퍼플>이라는 책으로 흑인 여성 최초로 풀리처상을 수상하고, 인권운동, 페미니스트 활동을 한 인물로 유명하다. 1980년대 후반 페미니즘, 인종, 계급 차이 인식을 여성학 이론에 반영하였다. 브래지어, 거들, 코르셋, 가터벨트, 원피스, 치마로부터 자유로워진 여성들은 바지, 낮은 굽의 구두, 화장 안한 얼굴을 선택하게 된 여성들은 여전히 비쩍 마르고 금발로 염색한 여자가 미의 표준인 세상에 살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40대 이상 이성애자인 독신 여성이 많아지면서 남성의 관심을 사기 위해 성차별적 기준을 도입하여 거식증에 걸리다시피 하여 다이어트에 시달리고 작게 나온 "표준"의 옷에 몸을 맞워야 하며, 간혹 큰 몸을 위해 만든 옷의 "표준" 옷에 비해 몇 배나 비싸다.-105p

 

  계급 엘리트주의 보다 백인 우월주의는 벗는 게 훨씬 수월하다고 깨닫는 여성이 점차 늘고 있다.128p
  페미니스트들은 출세에 혈안이 되어 여성의 고임금 전문직 진출에만 관심을 쏟아 대다수의 여성들은 페미니즘 운동에서 멀어지게 했다. 빈곤층, 노동자 계급 여성의 경제 상황을 살려야 한다. 167p

엄마는 아들을 온전하게 키울 수 없고 사내 아이들은 규율과 권위에 대한 복종을 강조하는 가부장제 군국주의적 남성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위험한 여성혐오적 명제가 부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남자아이들에게는 건강한 자존감이 필요하다. 그들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이제 가상 노동 분담, 육아의 평등, 침실의 평등은 인정하고 수용한다. 273p

 

페미니스트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 약자이자 강자이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약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이 인간을 지금까지 진화시켜 왔다.

 

매슈 폭스(원복, Original Blessing)
가부장제 종교들과 종교의 가부장적 패러다임은 최소 3500년 동안 인류 문명을 지배해 왔다.
창조중심적 전통은 페미니즘적이다. 그러한 영성에서는 지혜와 에로스가 지식이나 금욕보다 더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김지혜 작가의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떠올린다.  그녀는 "먼지차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 그만큼 차별이 일상화 되어 있다는 말이다. 위의 인용글 메슈 폭스가 언급한 "원복"은 가부장적 패어다임이 최소 3500년 동안 인류 문명을 지배해 왔다고 말한다. 그 역사를 한 순간에 거스를 수는 없다. 다만, 이제 저자는 페미니즘의 방향이 남성혐오에 머무르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기를 제안한다. 남성 또한 이런 가부장적 페러다임의 희생자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가부장제, 그러니까 남자가 여자보다 우수하므로 여자를 지배해야 한다는 전제의 수혜자다. 그러나 여기에는 대가가 따른다. 남자들은 가부장에의 열매를 모두 챙기는 대신에 그 제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여성을 지배하고 착취하고 억압하도록 요구받는다. (p.19)

 

 그리고 작가는 서문에서 이미 페미니즘이 향해야 할 미래를 제시한다.  나도 일하는 노동자로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교육에 의해 나도 모르게 가부장적 편견과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시인한다. 알게 모르게 스며든 문화로서의 계급, 차별 등은 바꾸어 나가야 할 과제다. 다만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지 말고 다만 우리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지혜로운 변화를 꾀해 나가기를 바란다.

 

 작가가 서문에 밝힌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미래는 다음과 같다.

  아무도 지배받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여자와 남자가 무조건 똑같다거나 평등한 곳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틀을 만드는 기준인 세상을 말이다. 누구나 타고난 모습 그대로 살 수 있는 세상에서, 평화와 가능성의 세상에서 산다고 상상해 보라. 페미니즘, 인종차별, 계급 엘리트주의, 제국주의도 함께 종식해야 한다. 페미니즘 혁명을 통해 우리는 여자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완전한 자기실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p.22)

 

    저가가 페미니즘으로 편가르기를 하지 말고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나아가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볼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제대로 만들어서 입문서로서 읽히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목표와는 달리 이 책은 읽기 쉽지 않다. 내용이 일목 요연하지도 않다. 다만 자신이 쓴 책들에 대한 언급들의 연속인 면도 아쉽다. 페미니즘의 나아갈 방향은 출세하여 전문직에 오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빈곤층을 내몰리는 여성, 하층 노동자 계급으로 내몰리는 여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는 데 있다고 저자가 한 말처럼 저자는 조금 더 울림이 있는 책을 저술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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