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교감, 교장의 수당에 관한 이야기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지만 현실적인 이야기

-교장, 교감, 교사의 월급과 수당에 대하여-

 

“이 세상에는 돈보다 거룩하고 본질적인 국면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얘야, 돈이 없다면 돈보다 큰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부(否)라.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이 사태는 인간의 삶의 적이다. 이것은 유물론이 아니고 경험칙이다. 이 경험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공히 유효하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라. 추악하고 안쓰럽고 남세스럽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중에서-

1. 일반교사와 교감과의  수당의 차이  

 

   2024년 1월부터 유.초.중.고등학교 담임교사 수당, 부장교사 수당이 인상된다고 한다. 인상 금액은 50~100%로 담임교사 수당은 기존 13만원에서 20만원으로, 부장교사 수당은 7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된다. 담임교사이면서 부장교사라면 20만원이던 수당이 35만원으로 인상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  교사와 교감의 보수가 차이가 나게 된다. 교장은 4급, 교감은 5급, 부장교사는 6급, 일반 교사는 7급 상당의 공무원으로 대우한다. 그런데 5급인 교감과 6급인 부장교사의 월급의 차이가 역전된 현상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김훈 작가가 앞서 인용한 부분에서 돈은 인의예지(仁義禮智)라 했다. 삶의 전부라는 뜻이다. 맞는 말이다.  사명감이나 명예, 혹은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교감의 일을 하라고 하거나 교장이 되기 위해 감내해야 한다는 억측은 없기를 바란다.

 위의 표를 보면 경력 31년차인 김교사가 교사로 있을 경우 6,788840원+150,000=6,938,840원

2024.1.1.자로 교감으로 승진할 경우 6,853,840원을 보수로 받게 된다. 

그럼 결국 6급인 교사가 5급 교감으로 승진할 경우 월급이 적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2. 일반교사-부장교사-수석교사-교감-교장의 수당의 차이

	일반교사(담임)	부장교사	수석교사	교감	교장
담임교사수당	200,000	200,000
부장교사수당		150,000
교육연구비			400,000
직책수당				250,000	400,000
합계	200,000	350,000	400,000	250,000	400,000

 
 

   2023년 이후 수석교사제가 다시 활성화될 기미를 보임에 따라 교감-수석교사와의 갈등도 야기된다. 이 또한 돈과 관련되어 있다.  위의 표를 보면 수석교사의 연구비 400,000원은 교장 직책 수당과 같다.  수석교사는 교감의 지휘와 감독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 이유는 초중등교육법 제21조에 있다. 법에 따르면 교장은 소속 교직원 지도 감독 권한을 가지나 교감은 교장이 부재하는 상황이 아니면 소속 교직원 지도 감독권이 없다고 보인다.  수석교사제의 취지는 좋으나 학교에서의 위치를 재정립하지 않는다면 수석교사의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제20조(교직원의 임무) ① 교장은 교무를 총괄하고, 민원처리를 책임지며,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고, 학생을 교육한다. <개정 2021. 3. 23., 2023. 9. 27.>
②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교감이 없는 학교에서는 교장이 미리 지명한 교사(수석교사를 포함한다)가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③ 수석교사는 교사의 교수ㆍ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④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
⑤ 행정직원 등 직원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행정사무와 그 밖의 사무를 담당한다.

3. 일반교사-교감-교장의 성과상여금의 문제

  거기에 더해 매년 지급되는 성과상여금을 적용해 보자.  아래 표에서 부장교사는 대다수가 S등급을 받는다고 가정하였고, 초임 교감이 B등급을 받는 현실을 감안하였다.  학교 안에서 결정되는 교사 성과상여금은 교무, 연구 부장은 대다수가 S등급이다. 

  김교사는 교무부장교사로 있으면 성과상여금을 4,895,300원을 받고,  교감 승진하여 5급이 되면 3,966,600원을 받는다. 공모교장으로 교장이 된다 해도 부장교사를 했을 때보다 적은 4,563,660원을 받는다. 그럼, 김교사는 승진을 하여 교감으로 일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까? 혹은 공모교장이 되어 월급이 많아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열심히 일하지 말고 부동산 투자나 하면서 그럭저럭 지낼 걸 후회할 것이다.  돈은 인의예지의 기본이다. 현실이다.  

 

 

4. 단일 호봉제의 모순 해결 제안

 
 
 
 

  위 3의 문제는 교사 월급이 단일 호봉제라서 발생한다.  교사로 발령을 받으면 학령을 인정하고, 사범대학 혹은 교육대학 전공인 경우 1년을 가산하여 9호봉부터 시작한다. 그럼에도 초임 호봉이 2,152,400원이다.  그런데 2급 정교사로 초임 발령을 받은 후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았을 때 단 한 번만 호봉 승급이 생긴다. 그 이후는 교감 승진을 하거나 교장 승진을 해도 호봉은 일반 교사와 교장, 교감이 같다.  2023년의 경우 교장은 고위공직자 4급 상당이라는 이유로 임금 동결 대상이 되었다. 임금 동결이 되면 월 10만원 정도 적게 받는다. 1년이면 120만원이고,  연금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니 그 여파는 더욱 크다. 임금 동결은 국가 주도 하에 개인의 동의 없이 시행되었다.  심지어는 교원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가 2023년 2월에 추가되어 소급 적용되었다. 궁금하다. 유,초,중,고등학교 교장들은 고위공직자에 합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가? 제안한다.  단일 호봉제에서라도 교사에서 교감으로 직급이 달라지면 적어도 1호봉 이상 인상하는 것이 합당하다.  교감에서 교장으로 바뀌면 1호봉 인상하는 게 합당한 대우다. 교사가 교장이 되면 2호봉 인상하라. 그게 합당하지 않은가? 그래야 수당에 관한 내용이 전체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업무 수행에 합당한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교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학교 안에는 교장, 교감, 교사(기간제교사 포함)등의  국가직 공무원,  교육행정직인 지방직공무원, 실무사 등의 공무직원, 특수고용직인 미화원, 당직기사가 있다.  교원만의 문제로 줄여서 보면 2023년 7월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일반 교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생활지도에서 책임 공방이 생겼다. 생활지도, 담임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반영해 교사들의 담임수당과 부장수당 인상까지 이어진 것은 성과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교사와 교장, 교감과의 관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자유롭지 못하다.  일방적으로 교사의 수당만 인상하고, 생활지도를 교장, 교감에게 미루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어서 일명 "폭탄 돌리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혹은 정치적으로 50만에 달하는 교사의 손을 들어주고, 2만여 명인 교장, 교감은 버리는 카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담임교사가 학급에서 지도하지 못한 학생이 교무실, 교장실에 온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인가? 마치 교장, 교감은 민원업무에 뾰족한 수라도 있는가? 교장의 권한은 없고, 민원처리에 대한 책임만 늘은 것이 2023년 9월 27일 발표된 초중등교육법이다.  다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정책이고,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 법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교육부장관이 9월 이후 교사들로 이루어진 그룹과 매주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 경영권을 가진 교장, 교감은 참석 대상에서 제외다.  교사들과 만나 학교의 일을 의논하는데 교장, 교감이 배제된다면 혹시 작금의 학교의 문제가 교장, 교감의 갑질 같은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교육감 선거제에서 비롯된 정치 개입이 학교 현장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왜 문제가 교장(교감)과 교사의 대결로 번졌을까? 

 

5. 결론과 제안

 

  담임교사 수당, 부장 수당에 맞추어 교감, 교장의 수당도 실질적으로 인상하기를 제안한다.  성과상여금의 문제도 직급 간의 차이가 적게 조정하기를 제안한다.  승진 등으로 인해 직급이 달라질 경우 호봉을 승급하여 적용하기를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교장, 교감이 30-40년 동안 교육계에 몸담아 오면서 지켜온 교육계의 문화를 존중해 주기를 제안한다.  정치의 시선으로 마구잡이로 교육계를 흔들어 놓지 말기를 제안한다.  교원은 교육 개혁의 대상이 아니다. 교육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교육 개혁을 하려면 교원들과 협의하여야 성공할 수 있다. 교육 정책도 마찬가지다. 교원들을 교육의 중심에 놓고 판을 짜기를 제안한다. 매번 학교 안에서 해결하도록 밀어붙여 교장, 교감과 교사의 관계를 벌이는 시스템을 만들지 말고 학교 안의 교직원이 협업할 수 있는 문화를 교육부 차원에서 마련하기를 제안한다.  교육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한다. 교육하는 사람의 마음이 편해야 학생의 마음을 얻는 일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교육이 일어나는 학교가 평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교원의 업무와 업무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기관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