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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2023. 6. 28.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6. 28. 23:04

  요즘 수능 문제의 킬러문항이 공교육의 적으로 규정되어 뭇매를 맞고 있다.  킬러 문항은 배우지 않은 내용을 문제로 제시하는 매우 어려워 전체의 10% 미만의 학생이 정답을 쓴 문항을 말한다. 5개월 앞둔 수능문제의 킬러문항을 없애자고 논란을 일으킨 것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3~4년 정도 논의를 한 후에 적용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걸 누가 모르는가? 그러기에는 대통령제의 5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이슈를 만들어 임기 내에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수능이 고등학생의 문제라면 요즘 초등학생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힘들어하고 있다.  분노장애, ADHD(주의력 결핍 장애)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 이후 두드러지는 분노와 자살 문제는 심각하다.  공격을 밖으로 표출하면 분노이고 안으로 표출하면 자살에 이르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예외는 아니다. 

 

 먼저 화(분노)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화(분노)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哀惡慾)의 일곱 가지 감정 중의 하나다.  화는 1) 정당하게 항의하기 위한 화, 2) 욕구불만에 의해 생기는 짜증의 화, 3) 과도한 통제를 하기 위해 내는 공격적인 화, 4)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내는 화로 나눌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말 그대로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표현하는 증상을 말한다. 이 때 상대가 누군가에 관계없이 분노를 보이는 병적인 증상이다.  반면 상대에 따라 분노의 증상이 다르다면 '분노발작(분노조절 잘해)'라고 한다.  분노발작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식이다.  돌 무렵의 아이가 감정이 분화가 되지 않아 불쾌함을 화로만 표출하는 행동으로 자지러지게 울고 불고 폭발적으로 나타낸다.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소리를 지르고 울기도 하며 심지어는 기절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전문의들은 이러한 '분노발작'을 "공연"이라고 부르며 과잉대응하지 않으면 분노발작은 사라진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관심 보이지 않기"가 잘못된 패턴을 바로 잡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럼 아이가 참을 수 있는 일인데도 울고 불고 자지러지면서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병적인 증상이 아니니 "관심을 보이지 않기" 또는 과잉대응 하지 않는 일이다. 단,  "아까 왜 그랬어?" 하면서 이전의 상황을 떠올려서 설명하고 되짚어 가르치는 건 금물이다. 대신 "이럴 때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하고 해야 할 일을 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성장 과정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며 좌절, 결핍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분노 발작을 일으키는 아이를 둔 부모가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 알아보자. 

1. 명령 대신 친절하게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정확하게 말한다. 

2. "싫어"라고 말할 때 과민반응하지 않고 침착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싫어"는 자신이 통제권을 가지고 싶     다는 의미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3. 신중하게 선택한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아이를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 

4. 가능한 한 제한적인 선택권을 준다. "둘 중에 어떤 거로 래?"  "어떤 책 읽을래?", "장보기 할 때 뭐 살       래?" 등 평소에 선택권을 자주 주면 부모의 지시를 잘 따르게 된다. 

5.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에서는 여지를 주거나 거래를 하지 않는다. 목욕, 공부, 책 읽기, 잠자는 시간 등은      꼭 지켜야 하는 시간이므로 지키도록 한다. "목욕하면 게임하게 해 줄게" 식의 말은 거래이자 아이에게       주는 뇌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는 뇌물을 바라고 자꾸 규칙을 어기게 된다. 

6. 분노 발작이 유발될 상황을 예측하고 피한다. 

7. 좋은 행동에는 충분하게 칭찬하고 충분한 관심을 가져 보상해 준다. 

8. 부모가 지치지 않도록 유머감각을 유지한다.  아이가 분노발작을 할 때 웃으면 안되지만 아이가 없을 때     너무 심각하게 있는 것보다는 아이의 일을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부모의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 

    -유튜브 양재진, 양재웅 정신과의사 형제의 <양브로의 정신세계>의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했다.-

 

   1980년대 이후 점차 대가족사회에서 핵가족사회로 바뀌고,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연대가 끊어진 느낌이다.  중국이 '소황제'로 아이를 키우는 동안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부족하지 않게 키우기 위해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해주려는 부모의 마음은 실제로 감정 표출에  미성숙하고 작은 좌절과 결핍에도 '상처받는' 아이들로 키워내고 있다.  자유로운 사회로만 보이는 미국에서도 상류층 가정에서는 엄격한 가정 예절을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인생에서 만나야 하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哀惡慾)의 감정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일도 부모의 몫이다.  심리학에 미러링(mirror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제스처, 말투 또는 태도를 무의식적으로 모방하는 행동을 말한다. 부모의 모든 행동은 아이에게 미러링효과를 갖게 한다.  그래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는가 보다. 

   너무도 난해하여 대다수의 학생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킬러문항이라고 한다는데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어려워하면서 단지 화(분노)로만  표출하지 않도록 부모와 주변의 가족들이 기쁨, 슬픔, 즐거움, 미움, 사랑, 행복함 등의 다양한 표현들을 보여주는 게 필요해 보인다.  수능으로 귀결되는 공교육의 문제는 고르디오스의 매듭처럼 단칼에 잘라내는 게 좋을 지,  킬러문항을 없애는 것으로 시작하여 한가닥씩 풀어가야 하는지는  100년 후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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