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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말하기를 배우다

비서에게 배우는 말하기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7. 23. 10:50

나는 비서 생활을 오래 했다. 청와대 8년, 기업에서 7년 합해서 15년이다.

권장할만한 일은 아니다. 늘 긴장해야 하고 나보다 모시는 분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한가지 얻은 게 있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게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배웠다.

말을 비서처럼 하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비서는 입이 무겁다. 특히 자신이 모시는 분에 관한 이야기는 신중하게 한다.

험담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사생활을 들추어 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모시는 사람과 가깝다는 걸 과시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비서는 귀 막고 삼년, 눈 감고 삼년, 입 닫고 삼년을 보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비서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 전문 지식이 아니어도 두루두루 많이 알 필요는 있다. 모시는 분과 소소한 대화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 세 가지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첫째, 사실이 아닌 말,

둘째, 근거 없는 말,

셋째, 무의미한 말이다.

 

끝으로 젊은 분들은 듣기 불편할 수 있지만 충성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모시는 분과 생각이 같아진다. 충성심을 갖고 일하면 일하는 자신도 행복하다. 단, 충성심이 지나쳐 영혼이 없어지는 건 조심해야겠지요? 그러면 윗분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오는 직언과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건 비서에게 필요한 덕목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누군가를 모시고 있다면 혹은 신뢰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입은 무겁게, 지식은 넓게, 가끔은 쓴소리도 과감하게

(2020년 kbs라디오 강원국의 말 같은 말에서 옮겨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