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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수요일]2025년 6주-루시드 폴 <물이 되는 꿈> 본문

시 읽는 수요일(시 큐레이터)

[시 읽는 수요일]2025년 6주-루시드 폴 <물이 되는 꿈>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5. 2. 5. 16:27

                       물이 되는 꿈

                         

                                                     루시드 폴(한국, 음악가, 가수, 농부, 화학자, 작가)

물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꽃이 되는 꿈

씨가 되는 꿈

풀이 되는 꿈

강이 되는 꿈

빛이 되는 꿈

소금이 되는 꿈

바다

바다가 되는 꿈

파도가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별이 되는 꿈

달이 되는 꿈

새가 되는 꿈

비가 되는 꿈

돌이 되는 꿈

흙이 되는 꿈

산이 되는 꿈

내가 되는 꿈

바람이 되는 꿈

다시, 바다

바다가 되는 꿈

모래가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빗물이 되는 꿈

냇물이 되는 꿈

강물이 되는 꿈

다시, 바다

바다가 되는 꿈

하늘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

 

 

  김하나 작가가 <금빛 종소리>라는 책 속에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히 아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소개하는 내용에 삽입된 시이다. 노래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그린 <물이 되는 꿈>이라는 그림책도 있다.  

  회상록은 세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된 글이며 유르스나르가 썼으며 1951년도에 발표되었다. 기원 2세기의 일을  18세기 이후에 28년에 걸쳐서 쓴 유르스나르. 히아드리아누스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제위 초부터 광대한 제국을 순행하고 감찰하는 등 재위하는 21년 동안 끊임없이 행정적인 업무와 제국 곳곳의 문제해결에 몰했다고 한다. 행동가였고, 현명한 군주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히아드리아누스는 아주 고등한 능력으로 향하며 스토아철학의 정수에 있었다. '운명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파티(amor fati'와도 유사한 마음가짐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의 한 축이며 자신이 감당하고 있는 축에 의해 세상이 움직인다고 믿었다.  가스통 바슐라르(프랑스 철학자, 1884-1962)는 책 <물과 꿈>에서 "물은 좀 더 완전하게 분해된다. 물은 총체적으로 죽을 수 있도록 우리를 돕는다."라고 썼다고 한다.  작가 김하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루시드 폴의 <물이 되는 꿈>을 연결하였다. 

 

  인류의 역사를 약 600만 년으로 추정한다.  인간이 문명을 이루면서 산 흔적은 가장 오래된 것이 12,000년 전 터키 괴베클리 테페다. 599만 년의 흔적은 알 수가 없다.  물, 불, 바람, 공기에 의해 짐작할 뿐이다.  서양 과학의 한계는 자연을 배제한 데서 찾는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작은 존재임을 알게 된다. 

 

* 2025. 2. 3. 입춘 지나고도 영하 13도의 추위가 계속되는 중에도 봄은 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