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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2022-2023년 글쓰기-물, 흙, 불, 바람 (127)
물.불. 흙.바람 +나
‘말하기’엔 역시 영향력이 있군요. “말하는 대로 인생이 풀려갑니다. 내 말에 나에 대한 인상, 평판이 만들어지고 그거에 따라서 내 인생이 풀려가고요. 말이라는 게 자기 암시, 자기 최면의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내 인생조차도 내 말의 방향대로 흘러가게 되고. 결국은 말입니다. 한 사람은 결국 그 사람이 한 말로 기억되니까요.”-에서 가져온 인터뷰 중에서- 끌어당김의 법칙!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자주 듣고, 보는 말이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나는 주차운이 있어."라고 말하는 버릇이 있다. 아주 붐비는 트레이더스, 이마트 지하 주차장 뿐 아니라 몇 안되는 주차장을 가진 음식점에 가도 언제나 주차장에 한 곳은 비어있는 행운을 맛본다. 그 시간에 내가 가서 자리가 빈 것이지 내가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서..
열흘 전에 남해군, 하동군에 다녀왔다. 봄이 오는 바다, 다랭이 마을 어귀에서 겨울 시금치 파는 할머니, 밭둑에 피었던 흰 매화, 그리고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 안채 마당에 핀 붉은 매화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일찍이 봄을 맞이하고 다시 북쪽으로 돌아와 지낸 열흘은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로 채워졌다. 방학을 마치고 다들 건강하게 돌아와 제자리를 찾아 충전된 모습으로 계획을 세운다. 저들의 일이 잘 풀리는 게 나의 안위를 보장한다. 그러니 내가 저들을 도와 충분히 준비하고,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역할이야 어떻든 조직에서 자신이 맡은 분야를 훌륭히 소화해 내는 사람이 있어 그 조직은 건강하게 유지된다. 점심 먹고 본관 뒤에 있는 매화 나무 세 그루를 돌아 보러 갔더니 여전히 작게 꽃봉오..
"겨울방학식 후 46일 만에 만나니 반갑습니다. " 학생들이 졸업식, 종업식을 하고 나서 방학이 시작되면 교사들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의해 교원은 학교의 방학 중이나 학교장 재량휴업일에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연수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방학 중에 근무를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학생들이 방학이지만 돌봄 교실에서는 돌봄 교실을 신청한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고,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다. 물론 돌봄 교실, 방과후학교 강사가 학생들을 지도하기는 하지만 교사들이 번갈아가며 생활 안전지도 차원과 학교 업무에 비상 대비 체계 차원에서의 출근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출근을 반대하는 입장은 돌봄이나 방과..
며칠 전 읽은 왕양의 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단어가 '국가의 보모화'다. "원한다면 별도 달도 따 줄게."라고 연애 시절에 남자(혹은 여자)가 하는 달콤한 속삭임 같은 말이다. 사실 불가능하다는 걸 상대편도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해 달라."라고 요구하면서 속아준다. 절대 해줄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별을 따러 우주로 가려면 로켓을 동원해야 하는데 과연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우주로 갈 수도 없거니와 별을 지구로 가져오기도 어려운 일이지 않은가? 무슨 수로 행성을 끌로 올 수 있으랴? 어려운 일은 그저 단호하게 "노!"라고 답하는 게 낫다. 현실을 인정하고서 "별, 달은 됐고! 따뜻한 커피나 한 잔 사든가!"라고 말이다. "난방비 폭탄을 받고 많이 놀라셨죠?"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작년에 내던 난방비..
매일매일 뭔가를 하는 행위는 자신을 성장하게 하고, 불안을 해소하며, 용기 같은 결정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한다. 지난 2020년부터 블로그를 쓰다가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서평을 공부했다. 거기서 발전하여 책 1,000권 읽기를 도전하는 중이다. 도전 기간은 2022.10.28.~2025.10.27.이다. 2023.1.25. 현재 192권에 도달했다. (2018년부터 목록화 한 책을 합했다.) 노트에 기록하여 읽은 책을 목록화해 보니 자연스럽게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있다. 2023년 1월 1일 이후 읽은 책이 9권이다. 플루트 배우기는 2022년 4월에 시작한 일이다. 20시간을 줌을 이용하여 교습을 한 셈인데 거의 독학이라고 봐야 할 수준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해결책이 보인다. 플루트는 ..
여수에서 여행 마무리 하는 날! 아침을 준비해 간 누룽지로 끓여 먹고 하멜등대로 가니 빨간 등대가 거북선대교 아래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하멜등대 옆에는 기념관도 있어서 하멜표류기로 유명한 하멜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지만 향일암까지 26km를 가야 하니 하멜등대를 본 것으로 만족한다. 향일암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인데 다행히 날이 흐리고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에 자리가 넉넉했다. 주차는 2시간 무료다. 향일암을 다녀온 지 꽤 지나서 그런지 절에 올라가는 계단이 바뀌었다. 아래쪽에 낮은 계단으로 2020년에 준공했다고 하는데 계단폭이 좁아서 오르기 힘들이 않다. 다만 주변에 숲조성을 하고 있어서 빈 땅이 드러나 아쉽다. 해수관음전, 천수관음전 등 화재 이후 재건해서 그런지 더 좁고 건물로 가득 찬 느낌인..
통영과 거제를 여행하면서 왜 사람들이 통영 앞바다를 좋아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통영의 바다는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에 떠 있어서 큰 파도를 막아주니 아늑하다. 바다가 육지 깊숙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만과 반도의 모양이 유순하고 섬들의 모양도 둥글둥글하다. 거제를 가 보니 바람의 언덕, 매미성이 있는 외포리도 섬은 보이지 않고 바다가 들이닥치는 형세라서 바람이 매서웠다. 이번 여행에서의 화두는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仁者樂山 知者樂水(인자요산 지자요수)'라는 말이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은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라는 문장으로 풀이된다. 인자한 사람이란 행동이 진중하고, 신뢰를 중시하며 우뚝 서서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와 같은 성품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다. 산에 ..
남해안에서 머문 지 나흘째다. 거제에서 바다와 동백을 마음에 담고 여수로 왔다. 집밥이 그리운 저녁에 맞춤한 식당을 찾았다. 노부부가 차려내는 밥상인데 백반 한 상에 6,000원, 카드는 7,000원이다. 요즘 인플레이션으로 칼국수 한 그릇도 8,000원 이상인데 어느 시대를 사는지 모를 가격이다. 노란 중절모를 쓴 노신사가 "새해 복 많이 받아요"하고 인사를 건넨다. 낡은 TV를 보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제철이라는 서대회와 백반을 주문한다. 백반은 열두 가지 반찬과 김치찌개를 얹은 양은쟁반에 담아 내주는데 시금치. 김치, 간장게장, 양념게장, 흰작두콩조림, 갓김치, 말린 생선무침(조림 아님), 콩나물무침. 상추대( 궁채) 장아찌, 삶은 꼬막, 어묵조림, 노랗게 조린 ..
어떤 물체가 색을 가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밖에서 칠하는 방법 칼라링(coloring)과 안에서 배어 나오는 방법 칼라풀(colorful)이 있다. 밖에서 칠을 하는 방법 칼라링(coloring)은 인위적인 행위들이 대부분이다.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지붕에 칠을 하거나 또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반면, 안에서 배어 나오게 하는 방법은 대다수가 자연의 방법이다. 손톱에 물을 들이는 봉숭아물, 꽃잎들이 가진 색, 나무가 가진 색, 풀이 가진 색들은 모두 안에서 배어 나오는 색들이다. 내가 쓰는 칼라풀(colorful)이라는 필명은 안에서부터 배어 나오는 색을 추구하고자 해서다. 개인마다 가진 고유의 색이 있다고 보면, 글도 말도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것이 내가 만나고..
매일경제 2022.12.31. 위대함에 용기를 투자하라 한해의 마지막 날이다. 돌아보면서 지난날을 깊이 반성하고, 내다보면서 앞날을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과거를 머릿속에 떠올려 후회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가. 이 때문에 우리는 '가지 않은 길'과 비교하여 자아를 성장시키거나 삶을 고쳐쓸 수 있다. 현재를 면밀하게 살펴 미래를 전망할 힘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이 때문에 우리는 더 좋은 날들을 상상하면서 삶을 가치 있게 개척할 수 있다. 막무가내로 움직이기보다 예측에 바탕을 두고 행하는 게 언제나 더 좋다. 예측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진화의 동력이다. 앞을 내다볼 수 있다면, 먹잇감을 획득하고 위험을 피하는 경쟁에서 유리하며, 타자와 협력할 상황에서도 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