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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에놀라 홈즈(2022)-똑똑한 자녀를 독립적으로 키우는 방법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11. 12. 21:59

똑똑한 자녀를 독립적 존재로 키우는 방법

셜록 홈즈는 탐정의 대명사다.  그의 형 마이크로프트는 영국의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설정된 캐릭터다. 그 둘에게 여동생이 있다.  이름은 에놀라(enloa), 단어를 거꾸로 조합하면 ALONE(혼자)다.  이름이 의미심장하다. 

 이 영화는 에놀라가 만 16세 되는 생일날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고,  이 소식을 들은 셜록과 마이크로프트가 집에 방문하여 에놀라를 기숙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에놀라는 기숙학교를 거부하고 집을 빠져나와 런던을 향한다. 기차에서 만난 튜크스베리와 함께 런던에 도착하여 헤어진다.  튜크스베리는 자작이자 배질 웨더의 후작으로 상원의원의 자격을 가졌다.  진보성향인 아들도 죽이고 손자마저 위협하는 뼛속까지 우익인 할머니의 반대가 있었으나 에놀라의 도움으로 상원의원이 되어 엄마가 그토록 바라던 여성 참정권이 의회를 통과하는 데 성공한다.

 

  나는 이 영화에서 똑똑한 아이를 독립적인 존재로 키우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봤다.  엄마 유도리아는 터울이 유난히 많은 두 형제와 달리 여자아이인 에놀라를 자신의 다음 세대 여성을 기른다는 마음으로 직접 교육하였다.  독서, 테니스, 주짓수, 활쏘기, 과학 등 오전에는 주로 독서를 오후에는 몸으로 익히는 신체활동

중심으로 시간표를 짰다.  요즘 식으로 하면 홈스쿨링을 했고, 선생님은 엄마인 셈이다.  

 

" 집에서는 뭐든 자유롭게 해도 된다.  어떤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 "

"넌 혼자가 아니야, 겁 먹지 마."

 

"아마 너에게도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올 거야. 그런 순간이 오면 자신에게 과연 진정한 패기가 있는지 없는지 알게 돼. 목표를 위해서 어떤 위험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 네 차례야, 에놀라."

 

"어머니는 네가 굉장히 특별한 아이라고 하셨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에놀라 홈즈

선택은 언제나 네가 하는 거야. 사회가 뭐라고 주장을 하든 널 통제할 수는 없어. 어머니가 이미 증명했잖아. " 어린 시절 솔방울로 만들어 끌고 다니던 강아디 대시를 가져가 주면서 오빠 셜록이 에놀라에게 하는 말이다.   

 

이 영화는 셜록 홈즈 가족으로 에놀라를 등장하게 하여 엄마 유도리아와 에놀라로 이어지는 여성의 역사를 보여준다.  셜록인 에놀라에게 충고하는 말이 있다. "때로 물속에서 발장구를 쳐야 한다. 상어를 유인하기 위해서."  여성의 참정권의 역사는 그 발장구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말해 준다. 

 여성 참정권은 1789년 8월 프랑스 혁명 중에 발표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 영화에서는 엄마 유도리아와 회원들이 등장하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에머린 팬크허스트와 수잔 B. 앤서니 등 여성들의 노력 끝에 1918년 영국, 1920년 미국, 1946년 프랑스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을 얻어냈다. 영국은 1918년에 여성의 참정권을 처음 인정하기는 했으나 30세 이상이라는 조건을 두었고, 21세 이상의 모든 남녀가 선거권을 가지게 된 것은 1928년이다. )(EBS 여성참정권운동 참고)

  셜록의 명쾌한 사건 추리와 해석을 에놀라의 눈을 통해 보게 되어 더 신선하다.  새로운 이야기는 늘 흥미진진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요일의 영화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