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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정직한 후보2(2022)-꽉 막힌 속을 뚫어주는 사이다 정치를 찾아라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10. 2. 19:49

 

   9월의 영화는 <정직한 후보 2>였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영화보기'는 딸의 선물이다.  벌써 2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일상이다.  항상 남편과 함께 간다. 9월에는 타로 수업이 있어서 수요일을 포기하려다 타로 수업이 끝나고 9시에 시작하는 영화로 골랐다.  내게는 늦은 시간이라 관람객이 적을 줄 알았으나 영화관 안에 3분의 1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다. 

 

   <정직한 후보2>는 <정직한 후보 1> 편의 후속작으로 주상숙이 국회의원 4선을 하려다 포기하는 데서 끝났던 이야기를 이어간다.  고향 강릉에 내려가 조용히 생선 다듬으며 살던 주상숙이 우연히 바다에 빠진 청년을 구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도지사 선거에 나가 선출된다.  깐깐하게 도정을 챙기려다 주변의 반발을 사고 무조건 도장을 찍어주다가 아파트 건설에도 '오케이'했건만 부실 공사에 사기, 부정청탁까지 끼어 있었다.  도지사가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지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결국 부실공사는 밝혀지고, 주상숙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정직한 후보2>에서는 할머니의 저주(?)로 주상숙과 박희철(보좌관)이 거짓말을 못 하는 병에 걸리게 되었다.  거짓말을 못 하는 게 무슨 병이라고?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정치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얼마나 거짓말이 넘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서민의 일꾼 주상숙"(내가 서민의 일꾼은 아니잖아?),  "연료 없이 굴러가는 차 봤어?(뒷돈 없이 되는 일 봤어?), "나는 서민의 일꾼이다"(서민의 나의 일꾼이다), "서민이 똑똑해지면 저 같은 사람은 힘들어지니까요", 늦어서 죄송하진 않아요." 등등의 말들은 아마도 정치인들의 속내가 아닐까 한다. 

 

 정치인이 되면 마치 상류 사회의 사람인양 달라지는가 보다. 그래서 조영남의 노래 "겸손~ 겸손은 힘들어!"가 나왔을까? 선거운동 할 때는 뭐든 해줄 것 같이 하다가 선거기간이 끝나고 당선이 되면 달라지는 사람들을 자주 경험한 사람들은 오히려 주상숙의 정직함을 선호할 수도 있겠다.  차라리 정직하기라도 해야 어떤 속내를 갖고 있는 지를 알고 대처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뒤에서 무슨 짓을 하는 지를 모르면 어떻게 대응을 할 수 있겠는가?  정치인들의 평균 재산이 10억대를 넘어서는 것을 보면 그들이 대한민국의 평균보다 앞서는 건 사실이다.  그들의 재산이 부정 축재가 아닌 자수성가한 결과라면 <정직한 후보> 같은 영화는 안 나왔을 것이다. 

 

  아무튼 <정직한 후보2>는 나에게는 늦은 밤에 봤어도 재밌게 봤다.  집에 와서 넷플릭스에 있는 <정직한 후보 1>까지 챙겨 보고 나문희 배우가 날리는 손가락 욕도 재밌게 봤다. 극 중 할머니인 나문희 배우가 "우리 상숙이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게 해 주세요."라고 빈 소원이 이루어져서 <정직한 후보> 스토리가 완성된다는 이야기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에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실었으나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가 주제를 잘 살렸다. 유쾌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