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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닥터> 3화 2편: 리더의 말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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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닥터> 3화 2편: 리더의 말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10. 14. 18:27

 

  요즘 넷플릭스에서 <굿 닥터 시즌3>을 보고 있다. 드라마는 영화 한 편으로는 끝나지 않는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재미를 더하고, 여러 등장인물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고 인생이 담겨있어서 길게 보기에 좋다.

 

  외과 전문의 닥터 멜렌더스와 닥터 오드리 림이 경쟁하던 중에 닥터 림이 과장이 되었다. 과장이 된 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외과과장에게 간호과장이 공개적으로 근무시간 준수와 초과근무는 인정해 줄 거냐고 묻는다. 그러자 닥터 림은 곧바로 그 자리에서 "오케이"라고 대답한다. 그 후 다시 만난 자리에서 간호과장은 간호사를 2명 더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인원을 늘려주는 건 과장의 영역이 아닌데 새 과장을 길들이려고 하는 간호과장을 어떻게 대할 지를 고민하던 신임 과장 닥터 림이 이전의 앤드류 과장의 집에 찾아가 자문을 구한다. 자문을 받은 후 달라지는 오드리의 대처 방법이 리더십의 기초 단계로 매우 흥미로워서 기록해 본다.

 

오드리(신임 과장): 어떻게 거절 해야 하죠?

앤드류(전임 과장): 어떻게 승낙하는가, 어떻게 거절하는가가 문제가 아니야.

오드리: 승낙했을 땐 만족하는 것 같던데요?

앤드류: 답을 너무 빨리 했잖아. 그 사람이 너를 돕는다고 생각하도록 한 거지.

그 반대가 아니라. 그러니 더 부탁하는 거야.

오드리: 그러면 내가 승낙하고 싶을 때 거절해야 한다고요?

앤드류: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안 돼.

상대가 들어야 하는 말을 해야지.

네 일은 상대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알아내서 그게 상대에게 필요한 거라고 설득하고

상대가 신세졌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해.

오드리: 저랑은 안 어울리네요.

앤드류: 네 방식대로 하고 싶겠지.

자기 모습을 바꾸지 않으면서.

오드리: 그게 우스운가요? 네 맞아요.

앤드류: 어제는 담당의였지만 오늘은 과장이 됐어.

다른 사람이 된거야.

 

--------- 복도에서 간호과장을 만났다. -------

간호과장: 직원을 더 뽑아주실 건가요?

오드리: 아니오. 직원을 더 뽑으면 근무시간도 초과근무도 잃게 될 거예요.

간호과장: 우리 가족을 못 보게 하는 게 호의를 베푸는 거란 말씀인가요?

오드리: 문제는 직원 수가 아니에요. 직무 자체에 있죠.

시간도 인력도 너무 많이 드는 짜증나는 일 때문이에요. 환자 리프트를 2개 더 주문했어요.

기계 공학식 중환자실 침대 하나도요.

간호과장: 스마트 침대를요?

그건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오드리: 저한테 기회를 준다고 약속해 주세요.

간호과장: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 직원을 더 뽑아달라고 했지만 직원을 늘리는 대신 업무를 줄일 수 있는 리프트와 기계공학식 중환자실 침대를 제공함으로써 간호과장이 원하는 일인 "업무를 제시간에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속마음에 대한 답을 해 준 것이다. 그래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답을 이끌어 냈다.

  결국 사람들이 말하는 겉말을 보는 게 아니고, 속마음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먼저 대답하지 말라는 말은 그 속마음이 무언지를 파악할 시간을 가지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겉말과 속말을 달리 볼 수 있는 건 진정한 통찰력을 요하는 일이고 승진한 사람이 그 지위에 맞게 바라보아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