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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2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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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28.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9. 28. 17:48

  플루트를 조립해서 놓고 헤드 부분에 침이 고이는 부분만 닦아서 썼다. 그렇게 두고 보관함에 넣지 않았더니 색이 변했다. 누렇게 변색하였다. 거기다 점점 소리가 이상하더니 음이 이상해져서 가장 가까운 악기 전문점 ‘크로바뮤직 현악사를 찾았다.

플루트는 누르는 부분이 틀어지니까 3개월에 한 번씩은 조율이 필요해요.”

  그걸 모르고 날씨가 습해서,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연습을 뜸하게 해서라고 생각했다. 지난주 목요일에 맡기고, 이번 주 화요일에 찾아서 연주해 보니 이제 플루트 탓을 할 수가 없고, 나의 실력이 부족함을 실감하였다.

 

  작가 김연수는 <시절일기>에서 겸손이 세계의 실체에 접근하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겸손은 그저 타자가 몹시 형편없는 인간일지라도 그에게 아직도 가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섬세한 자각이라는 피에르 자위의 글을 인용하였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배우려는 생각도 겸손에서 시작한다. 다 알고 있다는 자만에서는 절대 배우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악기 연습이 마치 글쓰기처럼 더디게 가는 길일지라도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플루트를 연습한다.

 

  플루트가 변색한 것이 맘에 들지 않아 요령을 생각해 보았다. 금속인 플루트를 치약을 이용해서 닦아보면 어떨까 하고 유00를 찾아보니 치약으로 닦는 게 유용하다는 정보가 있다. 치약을 묻혀서 닦다 보니 수건이 시커멓게 변할 정도로 때가 묻어 나왔다. 사들인 지 20년이 넘었으니 그럴 만하다. 그래도 관리를 잘해서 모양은 변함이 없다. 30분이 넘게 닦고 나서 플루트를 부니 한결 소리가 가볍다.

 

플루트는 잘 다뤄주어야 좋은 소리를 낸다. 

♪ "좀 있다 연습해야지" 귀찮아도 연결한 채로 두지 말고 분리해서 보관함에 넣어 두어야 변색을 막는다.

♬ 버튼 부분은 조립할 때에 누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틀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 자주 조율을 받아야 음을 잘 살려서 연주할 수 있다. 

♬ 연주 후에는 잘 닦아두어야 헤드 부분의 코르크가 망가지지 않는다. 

♬ 연주 중에 쉴 때 플루트를 내려놓을 경우 버튼이 눌리지 않게 주의한다. 

 

 

  다가올 가을을 준비하며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원제 Serenade of Spring)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귀가 따가울 만큼 들어야 할 테니 조금 참아 주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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