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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2. 9. 26. 본문
49재(齋)는 천도재(薦度齋, 돌아가신 분의 영혼을 위해 올리는 제사 의식) 중의 하나로 돌아가신 분의 영혼이 극락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올리는 제례 의식이다. 49재는 돌아가시기 전날부터 7일씩 7번이 되는 이 칠재(7재) 요, 49일이 되는 날이라서 49재라고 한다. 제사 제(際)를 쓰지 않고, 재계할 재(齋)를 쓴다.
집에서 평소에 제사를 지내는 정도의 음식을 마련하여 위패를 모시고, 삼색 나물, 떡, 고기, 과일 등으로 상을 차려 아침 7시에 제사를 지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제사상을 차려보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산소에는 아버지가 평소에 좋아하시던 카페모카, 아버지가 주신 씨를 키워 얻은 식물성 콜라겐 금화규 꽃잎차도 챙겨갔다. 햇빛이 집보다 더 따뜻하게 비추고 있어서 오래 앉아 있다 왔다.
지난 8월에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의 49재를 원불교당에서 모시기로 하고 매주 토요일에 1재부터 6재까지 지냈다. 바쁜 일상생활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재에 참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돌아가신 분에 대한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매주 교당에서 위령가, 참회문, 설법 등을 듣다 보면 슬픔과 섭섭함은 배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 주 한 주 지나감에 따라 슬픔도 스며들고, 안타까움도 스며들어 조금씩 돌아가신 분을 조금은 편히 보내드릴 마음이 생겨나게 된다. 나는 1재, 5재, 7재에 참석했다.
49재는 가족 중 한 사람이 고사(告辭, 알리는 말씀)을 읽는 차례가 있다. 형식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지만 우리 가족에 맞게 편지 형식으로 작성하여 형제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동생이 읽었다. 사람의 죽음은 나이가 많아서 돌아가신 경우나 젊어서 돌아가신 경우나 슬픔은 다르지 않다. 아버지가 올봄에 대추나무 벤 자리에 심은 사과나무를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울컥하는 아쉬움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49재는 돌아가신 분이 49일 동안 중음(中陰)에 머물다가 49일째 되는 날 염라대왕에 의해 심판을 받고 새로운 몸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중 최고는 사람 몸을 받는 일이라고 한다. 생혼(식물), 영혼(동물의 혼), 각혼(사람의 혼)으로 이루어진 영혼의 세계에서 가장 윗단계인 각혼(사람의 영혼)을 얻어 사람 몸을 받고 좋은 부모를 만나 공익을 행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하는 제사가 49재인 셈이다. 새로운 몸을 얻어 새로 시작하는 인생을 위해서는 남은 가족들이 슬퍼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새로 출발하는 사람이 뒤를 돌아본다면 자고자 하는 길로 나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남은 가족의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위해 탈복(상복을 벗음)을 고하는 순서도 있었다.
지난 49일 동안 남의 결혼식, 장례식, 크게 웃기, 모임, 잔치 등은 멀리 하고, 옷도 꽃무늬가 크거나 붉은 색이 강한 옷을 입지 않았다. 경건하게 지내면서 반야심경, 참회문 등을 읽고 아버지의 영혼이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도하였다. 그런 기도의 과정이 나의 마음도 편하게 하였다. 혹자는 미신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사람의 몸가짐이 경건한 것은 그 마음이 분명 돌아가신 분께도 전달이 될 것이라 믿는다. 49재를 원불교당에서 하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좋은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이 아버지로 인한 인연임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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