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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2. 9. 20. 본문
"10년 후에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 말해 보세요."
영화 <인턴>에서 면접을 보러 간 70대 노인에게 면접관이 한 말이다.
영화 주인공은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정년퇴직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차에 일자리가 생긴 걸 보고 자기 소개 영상을 만든다. 그리고 자신을 소개한다.
"음악인들은 은퇴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들의 마음에 음악이 없으면 멈추죠. 제 안에는 여전히 음악이 있어요. "
또 한 사람 정년 퇴직 후에 무료한 일상을 지내던 한 사람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바로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맛있게 먹는 일이다. 그는 영화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남의 시선 따윈 잊어버려라. 내 인생은 이제부터다."
나는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아직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다. 나의 삶의 미래인데도 쉽게 예측이 되지 않는다. 아마 그때쯤이면 퇴직 후의 평범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지금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집에 주로 머물고 가끔 여행을 할 것이다. 자주 집 주변을 산책하고, 화분을 관리하고, 무언가를 읽고 쓰고, 무언가를 배우고, 자식들을 챙기면서 가끔 친구도 만나면서 그렇게 늙어갈 것이다.
직장에 나보다 10년 정도 경력을 가진 분이 함께 근무한다. 항상 주변을 챙기고, 자기 관리를 완벽하게 하는 분이라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한다. 회사에 가장 먼저 출근하고, 어떤 부탁을 드려도 항상 "OK"라고 대답한다. 자신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갖고, 재미있어하며 일을 좀 적게 하기를 바랄 정도로 열심이다. 자신의 일이 없을 때는 동료 직원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직장 상사인 나에게는 항상 깍듯하게 대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 인사를 한다.
내 삶의 10년 후를 생각해 보니 참으로 그 분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아직도 직장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말하는 열정도, 반듯한 자기 관리도 모두 존경스럽다. 그런 분과 함께 근무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정년퇴직 후의 시간도 알뜰하게 그동안 모아 온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붓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몸으로 보여준 아주 보기 드문 분이다. 함께 근무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한 분이다.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강원국 저자는 글쓰기에는 자신의 글을 사랑해 주는 지지자 한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에게는 그분이 바로 그 지지자다. 나의 블로그의 글을 읽어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유일한 분이기도 하다. 내게는 참 고마운 분이다. 내 글을 두 번 이상 읽은 분이라면 그 분의 지지도 받고 있는 셈이다. 나는 그 분의 지지를 생각하며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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