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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6. 본문

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2022-2023년 글쓰기-물, 흙, 불, 바람

2022. 7. 16.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7. 17. 21:37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돌아가면 몸과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 그건 아마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산과 물, 땅과 바람이 오래 적응했던 그 기운을 몸이 알아차리는 것이다.  최고의 적자생존의 법칙은 바로 주변의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적응은 물 흐르듯이 되는 게 아니다. 연어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듯이 죽을 힘을 다해 적응하는 일이다.

 

  몸은 언제나 과거만을 기억한다.  과거는 우리가 살아온 몸길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향해가는 것은 몸이 아니라 의지가 맡은 영역이다.  몸과 마음이 늘 같지 않은 이유다. 스스로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몸집이 큰 동물은 크게 다치면 무리와 떨어져 홀로 머물면서 음식을 먹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스스로 회복하기를 기다린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다.  

 

 지구가 인간의 농업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파헤쳐져서 자정 작용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장맛비가 내릴 때도 거의 아열대기후에서 하루 한 두번씩 내린다는 스콜처럼 퍼붓듯이 내리니 속수무책으로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거기에 더해 기후는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아직 눈앞에 위험 신호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80억명이 모두 더 많이 가지고, 더 잘 살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더 잘 산다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갖고, 사치를 누리는 일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어 끝없이 성장을 외치는 사이 지구는 자정작용을 잃어간다.  성장만을 말하던 과거의 기억을 '잠시 멈춤'으로써 다소나마 희망이 있는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너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  방향을 잃고 한 우물만 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물이 솟아나고 충분한 물이 있는데도 우물을 파고 있지는 않은지, 또는 사막에서 우물을 파고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보자.

 

 신석기 시대 농업혁명 이전에 살던 조상들은 하루 3시간 정도만 일하고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저장할 공간이나 시설이 없으니 그날 그날 사냥하고 채칩하여 먹고 살았다.  남은 시간은 여유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문화는 여유의 시간에 시작된다.  일은 여유를 갖고 해야 방향도 알고,  그 의미도 알게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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