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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詩 <새> 본문
새
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이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찰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천상병 시 <새(1959)> 전문
라디오에서 1993년 4월 28일 (29년 전 오늘) 천상병 시인이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하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 천상병 시인은 <귀천>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귀천(歸天) 詩 전문-
라디오 디제이는 <새>의 맨 마지막 구절을 읊는다.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마리 새'
이제껏 사는 게 바빠서, 새가 우는 소리에 질문이 없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 온다'는 정도의 속담을 들었을 뿐이다.
시인의 말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말이다.
'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사람 사는 곳에서는 노래가 한창인데 시인은 그들과 떨어져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한 마리 새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그리고 시인은 새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노래한다.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우리는 늘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지만 나쁜 일도 있어야 좋은 일이 더 값지게 여겨지지 않던가?
지난간 날 중에 후회되는 일을 꼽으라면
기쁜 날 더 많이 기뻐하지 못하고 그럭저럭 지낸 일이다.
오늘이 내가 살아 있는 날 중에 가장 젊은 날이라고 말한다.
봄날 꽃피고, 새 우는 시절에 기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새여 낡은 목청을 뽑아라.'고 시인이 말한다.
낡은 목청이라도 마음껏 뽑아서 마음껏 봄날을 즐기자.
플루트 중음과 고음 소리 내기가 요즘 나의 과제다. '집에서는 조용히 해야 돼!'의 고정관념이 플루트 소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나는 요즘 눈에 보이지 않고, 내 인생에 찐득하게 달라붙어서 속삭여 대는 '해야 한다' 시스터즈와 실강이 중이다. '해야한다'로 부터 자유로운 인생을 위해 나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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