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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종희 <MONGOLOA 여행은 길이다.> 본문
사진집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참 반가웠다.
알고 지낸 지 15년이 되어 가는 선배님이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사진집을 책으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렇고, 아들이 편집을 해 주었다는 말을 들어서 더 반가웠다. 아버지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집을 아들이 편집해서 책으로 엮어냈다니 부자지간이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지내는 지를 알 수 있다.
사진집의 첫 장면에서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의 시작부터 함께 참여하는 기분이다.
'눈에 담을 수도 없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으며
머릿속에 넣을 수도 없었던
사진으로도 모두를 표현할 수 없는
지평선 멀리 펼쳐졌던 초원과 사막의 길
........... 아련한 신기루 너머 펼쳐질 휘게(hygge)의 삶 따뜻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함께 ' 라고 사진집을 시작한다.
*휘게(hygge)란, 아늑하고 기분좋은 상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소박한 일상을 중시하는 생활 방식을 표현한 덴마크어다.
무엇이 작가에게 휘게(hygge)를 화두로 만들었을까? 1970년대 이후 산업화시대가 뿌리를 내리면서 우리나라는 경쟁사회가 되었다. 동료, 친구와 경쟁하여 살아남는 사람이 성공한 삶을 산다는 내용의 진리가 사회적 합의가 되었다. 그런 세상을 살아온 40여년의 세월을 겪으면서 주변의 가족과 친구, 동료, 작고 소박한 삶에 대한 감사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철학이 올곧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 속에서 발견한 지혜라고 보여진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2021년 현재 부동산, 주식의 광풍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소작한 일상을 중시하는 휘게(hygge)를 말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사진집에서 찾아 본다.
작가는 몽골 여행에 가족과 함께 동행하였다. 사진집의 글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단어는 행복, 평화, 삶, 인생, 그리고 길이다. 드넒은 초원에서 작가가 찾은 단어가 '삶과 길'이다. 살아온 길, 살아갈 길에 대한 생각이 평화와 행복, 그리고 휘게(hygge)에서 머문다. 그래서 사진이 평화롭고, 여유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자(自)와 그러할 연(然)이 합친 말이다. '스스로 그러하다'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있고 싶은 대로 있는 것이 자연이다. 그 안에는 각 개체의 삶에 대한 존중이 있는 셈이다. 다른 무언가에 의해서 방해받지 않고 오롯하게 존재한다는 뜻이리라. 나는 저 초원의 드넒은 장면에서 그 오롯함을 발견한다.
징기즈칸의 후예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초원을 상상했으나 자주 목격되는 오토바이는 문명의 편리함이 초원에도 도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편리함에 밀려난 고유의 삶과 색, 그리고 전통의 빛바램이 다소 아쉽기도 했으나 오토바이에 가족이 함께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새롭다. 초원의 오토바이!
작가의 첫번째 사진집에서 몽골을 만나게되어 반가웠다. 이후에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아들의 편집력은 점점 발전할 것이다. 가족이 앞으로도 휘게의 삶속에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한다. 또한 나도 새롭게 발견한 휘게의 의미를 즐기면서, 소박한 일상의 삶속에서 내 주변의 이들과 행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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