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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재난의 시대,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다. >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7. 22. 23:02

 이 책은 민들레출판사에서 펴낸 책으로 18명의 글을 4개의 주제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다시, 교육이란 무엇인가/ 재난의 시대, 아이들의 몸과 마음 돌보기/ 그럼에도 연결되기를 바라는/ 재난사회와 교육의 전환으로 주제별로 4~5명의 글을 실었다.

  초등학교 교사, 언어학자, 사회학자, 문화인류학자, 장학사, 의사, 상담가, 언스쿨링, 캘리그라피, 도시형 대안교육, 교육문화공간, 편집장, 생태문명프로젝트 디렉터, 더불어가는 배움터, 잡지 발행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센터에서 일하는 다양한 분들이 작가이다.

 

  재난은 국가와 계급을 가리지 않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100여 년 전만 해도 지구에서 14퍼센트 정도를 차지했던 인간의 영역이 지금 77퍼센트에 이른다는 서문의 글이 왜 우리가 지금 코로나192년동안이나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말하고 있다.

 

" 코로나19가 전염성은 높고 치사율이 낮은 이유는 바이러스가 진화하고 있기 떄문이란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숙주로 삼은 감염자가 죽어버리면 자신의 생존 가능성도 낮아지므로 감염자를 오래 살려두면서 더 널리 후손을 퍼뜨린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재난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고도의 산업 성장 과정에서 파괴된 자연, 그 속에 그동안 한 번도 인간에게 노출된 적이 없는 바이러스가 노출되면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그 출처가 우한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제껏 인류에게 공개된 적이 없는 바이러스임은 분명하다. 차례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람다까지 영리한 변이 바이러스가 속출하면서 백신 접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백신 접종 후 감염되는 사례를 돌파감염이라고 한다.  연일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자 영국은 통제를 해제하고 자율에 맡기고 있다.  바이러스를 대하는 방식도 다들 다르다. 정답이 없다.

 

  바이러스는 박멸할 수 없다. 함께 공존해야 할 존재다. 코로나19를 대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신체적 거리두기’라고 방역전문가인 의사는 말한다.

바이러스도 조심해야 하지만, 사람과 자연과의 접촉을 유지하고, 감정을 나누고 교감의 경험을 깊고 넓게 만드는 과정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 몸에 있는 천문학적 다양성을 가진 도서관이 형성되고 유지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전염병의 재난 속에서도 학교교육은 계속 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에 학교 등교는 지겨운 일상이었다. 그러나 등교가 학생, 학부모, 교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하고 있다. 모두들 말한다. 온라인 수업은 만남이 아니라 접속이라고. 그리고 등교수업(대면수업)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다.  이제 학교는 친구를 만나고, 급식을 먹고, 사회성을 기르며, 방과후학교를 하는 곳이라는 게 사회와 아이들의 인식이다.

  그동안 알아서 해 주기를 바랐으나 스스로 하지 못한 자기관리(요리, 청소, 빨래, 주변정리, 재활용 등), 예술감상, 의사소통, 협력, 공동체 생활,  인성교육(자존감 높이기, 공생하는 방법 알기, 정직! 등) 다양한 내용들이 교육과정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의 교과보다 비상시국에 필요한 것이 자기관리와 의사소통, 공동체 생활이라는 것이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누구나 알게 된 사실이다. 또 정치인을 보라 ! 정직을 필수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등교 수업에선 아이들이 과목별 목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성취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공돋체 구성원으로서 연결감을 회복하고 공통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함께 논의하는 것보다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한지 자꾸 묻게 된다.(143)’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부는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사회는 인종차별과 혐오의 문제, 소득 불평등과 비정규직 문제등 숨겨진 문제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 뒹에 마스크 대란속에 숨은 디지컬 기술과 윤리의 문제, 교회 문제로 불거지는 확진자들로 인한 인간의 신념과 종교의 가치 문제, 기본소득, 실업의 문제까지 이어진다. ’(164)

 

오늘의 재난은 내일을 바꾸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 그 변화는 '무지의 세계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며, 그 과정은 '함께'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회적 몸을 무엇으로 여기기로 선택하든, 우리는 서로의 환경(면역에 대하여, 올라 비스)이기 때문이다. (165)

 

변화는 주변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스웨덴의 그래타툰베리는 매주 금요일 지구위기를 위한 결석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십대가 벌이는 지속가능한 사회운동'에서 '기후위기를 위한 결석 시위'를 하고, 서울시교육청에 '멸종위기종 청소년들의 요구'를 제출하는가 하면, 제주도에서는 '멸종위기어린이 기후위기비상행동' 캠페인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또, '어린이환경수비대'가 마을청소를 하고, 환경공부를 하며 환경기자단이 되기도 한다.

 '바다에 쓰레기 섬이 다섯 개나 되는데 그 크기가 한반도의 7배에 이른다고 한다. '는 사실로 공부한다.

 

 2019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 정상회의에서 16세 그래타툰베리는 세계 정치 지도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당신들은 공허한 말로 내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 대량멸종이 시작되고 있는데도 돈과 끝없는 경제성장 같은 허황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반드시 어른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재난의 시대, 교육은 어떤 방향을 향해가야 하는가?

 

먼저, 재난의 목록을 체계화한다.  코로나19로 드러나는 혐오는 새로운 부족주의 종족주의의 출현이라 부를 정도다.

       혐오와 부족주의, 인종주의 같은 재난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다.

 

둘째,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 친절하고 정확하게, 권위적이거나 위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말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지금의 소통은 소통이 아니라 동질성을 확인하고 강화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경쟁식 토론이 아닌 비경쟁식 토론으로 바꾸어 가야 한다.  예를 들면 하브루타가 이에 해당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 존재라는 걸 꺠닫고, 타인의 '무식'을 조롱하는 게 아니라 그와 이야기를 나눌 줄 아는 소통 역량을 키우고, 사회를 구축하는 힘을 기르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201)
 세월호 사태나 코로나 팬데믹처럼 어처구니 없는 재난과 재앙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순발력과 회복 탄력성을 길러야 하는 세대다. (213)

  오늘도 청년 고독사 뉴스가 나온다. 이력서를 150장이나 마련해 놓았지만 배움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코로나19와 자본주의의 골짜기에서 시들어가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교육의 방향을 엄중하게 묻고 있다. 왜 학교는 기업에 귀속되어 인재를 대 주는 인력공장이 되었는가? 왜 학생들은 학교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힘들어 하지만 부모들은 학교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는가? ( 자녀가 학교에 가면, 눈 앞에 안 보이면 마음을 놓은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

 

이 책은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읽어야 한다.  학교의 역할에 대해 사회는 묻고 있고, 학교는 시스템이 갖춰있지 못하다고 말하는 사이에도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 그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때에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이러한 시도에 감사드린다.

 

 우리가 서로에게 환경이 되고, 서로를 살리는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는 교육이 어떤 교육인지는 담임교사의 여름방학 고민과 배움과 움직임에 달려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많은 도전자가 나오고 있으나 누구도 교육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머리아픈 주제라서 그렇다. 그래도 누군가 환경과 교육, 이 주제를 말해야 한다.  아주 좋은 기회를 코로나19가 주고 있지 않은가?  교육의 방향이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다.  그 방향은  승자독식이 아니라 '공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