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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틀비증후군의 세계적인 추세는 왜? 본문
<필경사바틀비>를 읽고 나서 현재 우리 사회에 분명 바틀비와 같은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 지를 짚어내기가 어려워서 잠시 접어 두었다. 그러다가 바틀비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바틀비증후군이란 " 안 하는 편을 선택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허먼멜빌의 <필경사바틀비>의 주인공인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선택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자신이 맡은 일도 하지 않고, 심지어는 사무실에서 머물다가 끌려 나가서 구치소에 수감되지만 결국 먹지 않는 것을 선택한 인물이다.
그런데 주말에 kbs<세계는 지금>을 보다 중국에서 이슈가 되었다는 '탕핑족'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탕핑족, 또는 탕핑주의라고 일컫는데 ‘탕(躺)’은 눕다, ‘핑(平)’은 평평하다는 뜻으로, 탕핑은 바닥에 눕는다는 의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뜻으로 해석된다. 이유는 젊은이들이 진학·취업·결혼·내집마련을 위해 힘들게 일해도 그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중국 선전시에서 집을 사려면 한 푼도 안 쓰고 43년을 모아야 하고, 베이징 시에서는 41.7년을 모아야 한다. 그러니 중국 청년들이 일찌기 996(오전 9시 출근, 밤 9시 퇴근, 주 6일 근무)을 포기하고 집에 머물기를 선택한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 떨어질 때까지는 일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소비만으로 사는 삶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보자. " 일하지 않고, 집 사지 않고, 쇼핑하지 않고, 소비하지 않고,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지 않고, 욕구를 낮추고, 최소한의 소비를 하고, 생존을 유지한다."
이런 현상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취업시장의 신조어로 N포세대가 등장했다.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 세대(3포 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 세대(5포 세대+꿈, 희망)는 흔히 말하는 희망사다리가 없어졌음을 일컫는다. 이는 중국과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도 서울의 평균 집값이 이미 10억 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1998년 이후 비정규직이 사회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되면서 사회의 양극화는 극심하다. 이제는 비정규직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거치는 필수코스가 되었다. 비정규직이라는 호칭에서 오는 정규직 과의 계층은 젊은이들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 설 자리 없는 젊은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그저 '안 하는 편을 선택하겠습니다."라는 소택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보다 30년을 앞선다는 일본은 어떠한가?
연애 결혼에 관심을 끊은 '초식남'이라는 용어가 있고, 사회적 성공보다 개인의 취미 활동을 우선시하는 '오타쿠'등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일자리를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꼭 필요한 생계유지 비용만 버는 사람들이 사회 이슈가 되었다. 바로 후리타(free arbeiter, 프리 아르바이터)다. 2015년 일본 노동인구의 1/4에 해당되는 이들은 정규직 구직을 단념하고 전업 후리타가 되어 각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2015년 기준 일본 내 후리타는 200만 명, 니트족(백수)은 60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고용노동부 블로그, https://blog.naver.com/molab_suda/220335974026) 이런 세대를 일컬어 사토리(득도) 세대라고 하는데 "자동차와 명품에 관심이 없다. 필요 이상으로 돈을 벌겠다는 의욕이 없다. 도박을 하지 않는다.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다. 대도시보다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관심이 많다. 연애에 담백하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독서를 좋아하고 박식하다."(아사히신문)
미국은 어떠한가? 2021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노마드랜드(nomadland)'는 주인공이 빚을 청산하고 결국 노매드(유랑족)가 되어 일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고, 돈과 일의 노예가 되기를 포기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선택(!)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이 또한 탕핑족의 다름 아니다.
혹자는 소진(번아웃,burn out)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탕핑족과 소진은 다르다. 이들은 스스로 '안 하는 편을 선택'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배경 에는 성장 일변도의 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와 경제, 교육의 프레임 속에서 지레 지쳐버린 젊은이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소진(번 아웃)은 말 그대로 에너지가 방전되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다. 먼저 뭔가를 해서 에너지가 소진된 것이다.
이제 브레이크 없는 경제 성장에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똑같은 사람을 찍어내는 교육에서 벗어나야 이런 젊은이들이 줄어들 것이다. 어느 시대나 백수는 있었고, 어느 작가는 백수가 융합의 천재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들이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는 아닐 것이다.
'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 > 2021년 글쓰기-물.훍.불.바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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