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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프레임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5. 4. 29. 22:15

  행동경제학의 프레임으로 바라본 프레임

 

    대니얼 카너먼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다. 그는 "전망 이론(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재구성) "을 통해 인간의 판단과 선택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력을 경제학에 통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카너먼은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하는 기존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상담학자로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이고, 과학적 실증을 기반으로 한 인간과 사회 심리 탐구, 더 나은 삶과 행복에 관한 연구를 하는 최인철 교수가 쓴 <프레임>은 2007년 이후 베스트셀러로 40만 부 이상 팔린 책이다. 

 

  전통경제학에 의하면 사람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항상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이기적이고도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자신의 효용을 위해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보았다. 시장참여자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 전체도 합리적 개인이 모여 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믿음의 토대 위에 세워졌다. 또한 사람은 모든 정보를 알고 있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도 일관된 선택을 한다고 보았다. 

  반면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말하는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감정, 편향, 사회적 영향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인간이 어떻게 선택하고 결정하는지 연구하며 인간이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즉, 할인상품을 더 선호하는 이유, 손실을 피하는 경향, 첫 번째로 제시된 정보에 영향을 받는 앵커링 효과등이 그 사례다. 강요나 금지 없이 사람들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하는 넛지(nudge)-남자 소변기에 파리 그려 넣기 등이  행동경제학이다. 소비자의 행동, 정책 설계, 마케팅 전략등에 활용된다. 행동경제학은 실제 행동을 설명하지만, 같은 행동이라도 맥락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모든 행동에 이론을 대응시키지는 못한다. 즉, 보편성이 부족하다. 많은 사람이 손실 회피 성향을 보이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다. 이론이 모든 행동에 들어맞지 않지만 행동경제학은 현실을 유연하게 반영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상업적인 면에 적용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전통경제학에서 한발 나아갔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행동경제학을 이해하면 <프레임>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사람이 프레임은 '사람이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을 말한다.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조력자의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역관의 역할도 한다. 

4월 독서모임에서 네 가지 발제로 생각의 문을 열었다. 

1.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말이나 경험의 해석, 결정 등은 개개인의 프레임에 의해 졀정된다고 한다. 그 프레임은 정답일 수도 있고 오답일 수도 있는데 삶을 빛나게 할 수도 있고, 슬프게 할 수도 있다. 인정되지 않는 소신이라는 무모함에 녹아지는 순간 고집이 될 수도 있다. 고집이 아닌 바른 소신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덕목(기준)은 무엇일까?

 

2. 세월을 살아오면서 바꾸고 싶은 프레임, 바꾸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프레임이 있을까? 또는 과거에 비해 바뀐 프레임이 있을까?

 

3. 프레임에 의해 나의 의사가 결정되지만, 프레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뇌'이다. 좋은 의사결정은 좋은 '뇌' 상태일 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뇌의 상태는 신체 상태의 균형이나 감정상태의 균현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나 노하우(퀘렌시아)는 무엇인가요?

 

4. <프레임> 마지막 단락에 더 지혜롭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11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중 본인에게 해당되는 경험담이나 관련 이야기가 있으면 해 주세요. 

 

* 더 지혜롭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11가지 방법 *

1) 의미 중심 프레임을 가져라. (먼 미래=내일= 당장의 일이니 의미를 부여하라)

2)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JUST DO IT!)

3) '지금 여기'프레임을 가져라 (savoring, 음미하는, 포착하고 즐기는)

4)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감동, 감사, 기쁨, 설렘, 만족)

5)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의도적으로 이상적인 자기를 만드는 일)

6) 주변의 물건들을 바꾸라(인테리어 디자인=마인드 디자인)

7) 소유보다는 경험의 프레임으로 가져라(베풂=행복비타민)

8) '누구와' 프레임을 가져라('어디서'로 주늑들지 말고 '누구와'로 시시한 삶은 미련 없이 버려라)

9)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비교하면 "자신의 삶을 고단한 전시적 인생"으로 바꾸게 된다)

10)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중단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프레임을 습득하라)

11) 인생의 부사를 최소화하라(삶에서 중요한 건 주어이지 부사가 아니다)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는 대목에서 사람이 없어서 작품 속에 닮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는 일화가 나온다. 미래의 자신을 그려보는 일은 "닮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찾으라"는 말로 읽혔다.  나이에 순응하여 구부정한 어깨를 펴고,  중력에 의해 내려앉는 눈꺼풀을 치켜뜨고, 꾹 다물고 있어 저절로 처져서 심술궂은 표정이 되는 입술 꼬리는 올리면서 맑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상상의 이야기가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건강하고 밝게 나이들어 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자신이 바꿀 부분이 너무 많다든지, 프레임이 너무 많았다든지 하는 자기 반성에서 시작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가진 한 두 가지의 프레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방법을 찾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혹자는 너무나 무서운 단어인 '성격개조'같은 말을 쓰기도 하는데 자기부정에서 출발하는 어떠한 시도도 결과가 좋을 수는 없다.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작은 시도를 통해 프레임을 바꿔가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행동경제학에 입각하여 A를 선택하면 B의 결과가 될 것이라는 추론일 뿐이며 행복경제학을 뛰어넘는 어떤 이론이 나온다면 <프레임>은 또 다른 프레임을 제시할 것이다. 

 

  대다수의 책은 서문에 주제가 요약된 경우가 많다.  본문을 작성하고, 출간을 결정한 후에 작가가 작성하기 때문에 본문을 아우르는 말이 들어있다.  나는 이 책에서 지은이가 인용한 사회학자 벤저민 바버(Benjamin Barber)의 말에서 저자의 말을 찾았다.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 어디서 많이 본 말이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이 말은 중국 두번째 왕조인 은나라의 시조 탕왕이 세숫대야에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荀日新 日日新 又日新)’, 즉, ‘진실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하루하루 새로워지며, 또 날로 새로워지라’라고 새겨서 개국할 때의 첫 마음을 일깨우던 문구라고 한다. 탕왕은 세숫대야에 ‘구일신일일신우일신(苟日新日日新又日新)’이라고 적어놓고 매일 세수를 하면서 보고 또 보고 다짐했던 것이다. 서양의 노벨경제학이 발견한 이 이론은 이미 3600년 전에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새삼 역사의 흐름 속에 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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