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교육감 직선제 대안
- 티스토리챌린지
- 행복
- 독서1000권
- 가족
- 아소무아르
- 커털린 커리코
- 최진석
- 쉼보르스카
- 나만 느낄 수 있는 응원
- 자유
-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 용기
- 헤어질 결심
- 김훈
- 사진집
- 교육
- 돌파의 시간
- 프렌치수프
- 묨을 살리는 요리
- 나쓰메소세키
- 아내의 일기
- 시 ㅇ릭는 수요일
- 오블완
- 자연주의 소설'
- 희망
- 서평
- 교육의 방향
-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진 과정
- 리더
Archives
- Today
- Total
물.불. 흙.바람 +나
2024. 6. 18. 본문
AI시대, 학생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것인가?
한겨레 신문(2024. 6. 18.) 김영희 칼럼(AI시대, 테드창이 한국 교실에 던진 질문)을 읽고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한 줄 보태고자 글을 쓴다.
지난 토요일 경기 공유학교에 다녀왔다.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국악기를 체험하는 수업이 11주 동안 진행되는 데 지난 주는 그 6번째 순서로 진행되고 있었다. 먼저 아이들이 도착하자 가볍게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시작했다. 우리가 교실에 들어갔을 때는 20년 후 장래 희망에 대해 강사와 아이들이 둥근 원 모양으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계획가, 엄마의 소원인 3사(변호사, 약사, 의사), 고독한 미식가 등 의외의 이야기들도 나왔다. 여러 학교 아이들이 모였을 뿐 일반 교실과 다를 바 없었다. 잠시 후 악기를 배우는 시간이다. 두 개의 현을 눌러서 소리를 내는 해금은 소리를 내기가 어렵다고 하는 데 대부분 곧잘 소리를 내고 있었다. <경기 공유학교>를 보면서 학교의 교실이 아닌 교실 밖 프로그램의 참신성과 학생 참여도가 높고 자발적 참여 수업이다 보니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수업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 넘보는 에이아이, 인간 가치도 담아낼 수 있을까?>(2024.6.12.)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 석학들과 SF소설가인 테드 창이 참석하였다고 한다. AI가 도구로서 머물러야 함에도 사람들은 혹시나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고 실제로 수술실에도 AI가 들어가고, 로봇커피, 로봇팔 조리사 등은 일자리를 빼앗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일자리 문제보다 중요한 건 'AI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다. 여기에 대해 테드창은 "세계에 이미 너무도 많은 인간이 존재하는데 '인간 같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과연 인간에게 가치가 있는가? 인공지능은 10초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한들 인간이 1년 내내 10초마다 심오한 감동을 계속 느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AI의 한계를 여실히 말해 준다. 우리가 원하는 건 사람이지 인공지능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AI교육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를 영어와 수학, 정보 교과에 AI를 통해 학생별 맞춤 교육을 위해 제공하기로 하고 2025학년도에 초등학교 3, 4학년, 그리고 중·고등학교 1학년이 사용하고, 점차 적용 학년을 늘려 2028년부터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교 2학년임에도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앞쪽에 선 교사의 지시와 설명을 듣는 수업에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아이들이 8개월 후에 영어, 수학 과목을 디지털 화면을 보고 따라 하고, 문제를 풀 수 있을까? 담임교사는 켜지지 않는 기기와 씨름을 해야 할 터이고, 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끙끙대며 수업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얼마 전 방문한 '스마트과학교실'은 컴퓨터(노트북, 랩북 등)를 올려놓을 책상만 있을 뿐 과학기구(비커, 자석, 삼발이 등)는 전혀 찾을 수 없는 교실이었다. 실험을 단지 영상으로만 볼 뿐 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는 도구는 없는 셈이다. '하는 교육에서 보는 교육'으로 머물 게 된다. 보는 것보다 해 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는 유명한 연구 결과를 갖다 붙이지 않아도 알 일이다. 아쉬움이 남는다. AI디지털교과서를 만드는 에듀테크기업만 양산할 뿐 해보지 않아도 디지털교과서의 끝을 알 수 있다.
' 반도체 설계의 전설' 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의 최고경영자는 "고교에서 프로그래밍, 대학에서 캐드를 가르치는 건 미친 짓" "읽고 쓰고 생각하고 예술을 하고, 기초과학과 역사를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디지털 교육을 확대하던 스웨덴은 지난해 학생들의 문해력, 사고력이 오히려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을 보고 종이 책과 필기도구를 활용한 전통교육방식을 재도입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테드 창은 " 인공 지능을 이용해 글쓰기 하는 게 마치 체육관에 지게차를 들여야 바벨을 드는 것과 같다면서 어떤 스포츠 종목 선수가 될 지 몰라도 바벨을 직접 드는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글쓰기는 두뇌를 위한 근력운동"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는 국가 주도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용 지도서까지 만들어서 배부한다. 천편일률적인 수업을 모든 학생이 받고 있는 셈이다. 미래의 화가 고흐, 과학자 아인슈타인, 음악가 모차르트, 소설가 셰익스피어가 모두 같은 교과서로 수업을 받고 있는 교실을 상상해 보라. 그들이 과연 미래의 화가, 과학자, 음악가, 소설가 등으로 재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만들어 내는 시간에 세계는 급변하고 있으니 교과서는 늘 한 발 늦을 수밖에 없다. 하루만 늦게 와서 신문은 구문이 되고 마는데 몇 년을 묵혀서 새로 만든 교육과정과 교과서는 말해 무엇하랴.
앞서 말한 공유학교는 교과서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 전적으로 강사의 역량에 달려있지만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고,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가 있는 학습의 장이 마련될 수도 있다. 인문학을 접목하여 다양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간소화하고, 교과서의 내용도 대폭 줄이고 교사와 학생이 만드는 수업의 내용을 키울 필요가 있다.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다른 나라가 실패한 정책인데 밀어붙일 일인가? 모든 아이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지금, 수업만 끝나면 핸드폰에 접속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집중력 싸움에서 핸드폰과의 전쟁을 벌이는 교실에 디지털교과서 태블릿을 밀어 넣는 건 학생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 학생들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자라지 않는다. 사람의 보살핌과 눈맞춤, 상호작용이 있는 인간관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가운데 성장한다. 더구나 한글 문해력도 안 되는 아이들에게 쥐어주는 태블릿은 불안감과 현기증만 증폭시킬 것이다. 공교육은 실험대가 아니다. 내년 초등학교 3학년은 42,8629명이고, 4학년은 44,2536명이다. 초등학생만 86만 명이 실험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ATGPT가 분석한 공무원의 10년(2025-2024) 간 실질 임금 감소 현상 (0) | 2024.07.08 |
---|---|
2024. 7. 1. (0) | 2024.07.02 |
교육공무원의 공로연수는 없다 (0) | 2024.06.15 |
2024. 6. 10. (0) | 2024.06.11 |
영화, A BEAUTIFUL NEIGHBORHOOD 속에서 찾은 교육 (0) | 2024.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