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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본문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마처세대'라고 한다.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를 줄인 말이다. 마처세대는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안타깝다'면서도 '언제까지 일해야 하는지 답답하다'라고 말한다. 그런 마처세대를 두고 '정년을 늘리면 젊은 우리의 일자리는 어쩌란 말이냐?', '그래도 그때는 일자리는 있지 않았는가?', '젊은 우리가 늙은 세대를 부양해야 한다는데 우리 먹고살기도 힘들다'라고 항의하는 90년대생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회 불평등으로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폭력으로 분노를 표출하는가 하면, 반대로 우울 증세와 자살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례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저자 충페이충은 응용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서 심리상담사와 강사로 수만 명을 대상으로 심층치료 활동을 해 왔고, <감정이 상처가 되기 전에>, <당신 자신을 허락하라>, <자아 성장의 힘> 등의 저서가 있다. 중국은 일본과 더불어 동아시아 문화권으로 서양 문화에 비해 우리나라와 유사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외세에 의해 기존의 청나라가 무너지고 서양 문화를 받아들여야 했고, 공산당 정권을 겪어내야 했기에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혼란기 등이 한국과 비슷한 면을 보인다. 그런 이유에서 이 책의 상당 부분 한국의 정서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참을 인(忍)이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등등 참고 양보하는 게 미덕이라고 여겨왔던 유교의 문화가 남아있는 사회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 분노에 대해 억누르는 방법만 선택한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분노를 억누르기만 하지 말고 원인을 파악하고 삶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분노를 억누르면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갈등을 피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현재 상황을 대처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억누른 분노로 인해 몸에 이상 증상이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고, 공격성을 잃어서 활력이 줄어들고, 분노에 대항하는 데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하다가 우울에 빠지기 쉽고 그런 모습이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또는 타인과의 관계를 망치게 된다. (25~27p)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즉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을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이라고 한다. 그중 분노는 분명 인간의 감정임에도 멀리해야 한다고 여겨 온 문화 속에서 살아온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이 분노했다는 사실은 알지만, 분노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분노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 그 배후에는 억울함, 기대, 심판, 무력감, 두려움이 존재한다. 분노를 표현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 배후에 담긴 정보를 이해하는 데는 서툴다(8p)'고 말하면서 분노 뒤에 숨어 있는 6가지 원인 감정을 말한다. (11P)
*상대방이 나의 기준이나 규칙에 어긋날 때 '심판'하는 분노
*자신의 요구나 기대가 좌절될 때 '기대'의 분노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기 요구'인 분노
*억울함, 두려움, 무력감 등 나약한 '감정의 연결'인 분노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더 심각한 결과의 초래를 막고 싶은 '두려움'의 분노
*상대에게 바친 만큼 나에게 바치기를 바라는 '사랑'의 분노
저자는 '분노를 새롭게 인지하면 선택 사항이 하나 더 늘어난다. 단순히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더 심층적인 측면에서 분노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13P) '분노는 나쁜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를 억누르거나 충동적으로 분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노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야말로 변화를 이끄는 최고의 길이다(12p)'고 말한다.
'분노'를 잘 하는 사람은 '분노'라는 말만 들어도 '분노'한다. 분노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분노'라는 말 대신 '답답함'이라고 표현하는 게 낫다는 상담자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분노'라는 감정이 자동화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 챕터마다 '내 마음속 분노 살펴보기'를 넣어 구성한 것은 마치 교과서 단원 뒤에 나오던 연습문제 풀이처럼 보인다. 꼭 필요한 점검 과정인지는 의문이다. 저자가 10년간 상담한 결과 작성한 원고라고 하니 신뢰성이 높을 수 있으나 교과서처럼 쓰인 이 책을 읽고 자신의 분노의 원인을 찾거나 타인이 분노할 때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분노'가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위험한 것일 수도 있으나 동시에 자신의 기분을 이해하고 자신과 마주하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하고 있어서 '분노'를 잘하는 사람이나 '분노'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분노'하는 사람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즘 들은 말 중 오래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오해를 세 번 참으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두번 더하면 사랑하게 된다.
결국, 분노로 이르지 않는 길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역지사지다.
다만 분노했다면 원인을 찾는 게 분노 속에서 사는 삶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마처세대나 MZ세대나 고충은 있다.
원인이 서로 다를 뿐.
그리고 늙지 않을 것 같은 MZ세대의 30년 후가 마처세대다.
중국 저자의 책에서 한국의 분노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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