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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의 원인은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5. 8. 23:03

 2022년 부처님 오신 날과 어버이날이 겹쳤고, 일요일이기도 하다.  국경일을 제외한 부처임 오신 날과 성탄절은 대체 공휴일로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내일은 대체 휴일이 아니고 출근하는 날이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라  절에 다녀왔다.  천명의 군사들을 숨겨주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 천덕산 아래에 신라시대부터 자리잡고 있는 절이다.  청원사의 부처님은 지불(종이 부처님)이라고 한다.  흔하지 않은 소재로 만든 부처님이다.  불자는 아니지만 절은 우리 삶에 매우 친근하다.  가족 나들이 삼아 다녀온다.  날씨도 선선하고 가는 길, 오는 길이 순조롭다.  

 

청원사 들어가는 입구에 작은 다리가 있다. 그 다리에는 "이뭐꼬"라는 말이 적혀 있다.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말로 수행자의 화두라고 알고 있다.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그 말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사로잡힌 그것으로 부터 자유로워야 스스로 부처가 된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세 가지 괴로움의 원인을 알아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괴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지금 당장은 기쁜 일이 생긴 사람도 돌아서면 다음에 닥칠 어려운 일을 먼저 생각한다. 그토록 승진을 바라던 사람, 취직을 원하던 사람도 막상 자신이 원하던 자리에 오르고 나면 '어? 이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데......'하면서 괴로워한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불교에서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탐진치(貪 嗔 癡)다. 

 

   탐(貪)은 욕심이다. 그 대상이 물질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그것을 사랑하고 집착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경제를 살린다고 각종 지원금이 쏟아져 나왔다. 이런 이유로 시중에 풀린 돈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렸고, 너나 없이 투자에 매진했다. 결국 '주린이(주식을 처음 하는 어린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지 않으면 당장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부추기는 언론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빚을 얻어 집을 샀다. 이제 코로나는 가닥이 잡혔고, 빚은 안고 집을 산 사람들은 대출이자가 높아지는 것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불교에서는 욕심이 괴로움의 첫 번째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진(嗔)은 분노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성을 내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미워하고 성내고, 시기, 질투, 증오하는 마음을 포함한다. 다른 사람이 나와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성을 내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나와 같은 행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남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라는 말로 해석된다. 불교에서는 성내는 것을  괴로움의 두번째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치(癡)는 어리석음이다. 어리석음은 무엇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是非)를 가리는 일이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라는 생각이다. 현상이나 사물의 도리를 이해할 수 없는 어두운 마음을 가지게 되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판단할 수 없데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가리지 말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어리석음을 괴로움의 세 번째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세 가지 괴로움에 대해 알아보았다. 탐진치(貪 嗔 癡)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으로서 이 세가지가 인생을 괴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괴로움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가 사는 동안 욕심, 성냄, 어리석음을 없앨 수는 없다. 다만 괴로움은 즐거움과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알고, 사람이 탐진치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만으로도 괴로움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탐진치는 결국 나 자신을 드러내고, 남을 낮추는 교만함에서 시작하는 일이니 겸손함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부처님 오신 날에 이 글을 보면 지금의 마음보다 탐진치에서 자유로이 살고 있기를 바래 본다.  

 

∞ 삼독의 유래: 오래된 불경인 숫타니파타에서는 네가지 해로운 상태인 '동굴', '사악', '청정','최상'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상태가 불교의 삼독(三毒)의 원형으로 보고 있다. (나무위키에서 발췌)

 

-'동굴': 감각적 쾌락에 대한 즐거움이 충족되기 떄문에 이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 상태를 동굴에서 나오지 않으려는 것에 비유한다.  집, 재산, 연인, 가족, 권력 등등도 모두 동굴과 마찬가지이므로 동굴을 버리고 밖으로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익숙해진 편안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언젠가는 충족되지 못하며, 이때 괴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탐(貪)

 

-'사악': 내 견해가 옳다고 여겨, 이를 가지고, '나는 이러하다.'며 자신을 뽐내거나 '너는 이렇지 못하다'며 남을 비난하는 것이다. 자신이 옳다거나 그르다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아야 남들이 비난해도 마음은 고요하여 소란해지지 않는다. =진(嗔)

 

-'청정': 세상에 완벽하고 순수한 것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진리로 여겨 이리저리 찾아다니고 추구하는 것이다. 진리를 찾아다니는 사람은, 오직 그 찾아다님을 멈추었을 때 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완벽한 것, 순수한 것을 찾아다니는 것 역시 헛된 망상이다. =치(癡)

 

-'최상': 은연 중에 어떤 것을 높게 평가하면, 그렇지 못한 것들은 하찮은 것들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지식이나 가르침, 또는 다수 대중의 판단을 기준으로 삼아 서로 비교해서, 이를 내 판단의 근거로 삼지 않아야 한다. 그 지식을 기준으로 삼으면 혀닐이 못 미치는 것에 불만이 생겨 마음의 평온을 방해하게 된다. =치(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