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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과 부러움을 넘어서 본문
“자본주의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자본주의의 동력은 부러움이었다.”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동력이 부끄러움을 벗어나 부러움이 대상이 되고자 함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와 대립되는 구조로 1990년대 구소련의 몰락 이후 거칠 것 없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2008년 경제위기를 겪기까지 20여 년간 자본주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콜라병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부끄러움과 부러움’은 어떻게 자본주의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역할을 했을까? ‘가난은 부끄럽지 않다. 다만 불편할 뿐이다.’라는 말은 이제 옛날 말이 되어 버렸다. 가난은 부끄러움의 대명사처럼 사용된다. 그 기저에는 ‘비교’라는 장치가 숨어 있다. 자본주의의 숨은 병기는 ‘비교’다.
‘비교(比較)’는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 법칙 따위를 고찰하는 일’을 말한다. 본래 사물을 견주어 보는 것을 말하지만 사람을 견주어 보기 시작하면서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생긴다.
‘부끄러움과 부러움’을 유도하는 것은 언론이다. ‘000가 주식해서 00억을 벌었다.’, ‘ 000는 부친으로부터 00빌딩을 물려받았다.’, ‘000 장관 후보자는 자녀를 00 외고에 입학시켰고, 00시에서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았으나 00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등등으로 지속적으로 능력주의 사회를 표방하는 사례들을 뉴스화 함으로써 결국 능력 있는 부모를 두지 못한 사람, 주식해서 대박 나지 않은 사람은 부끄러움을 갖도록 이끈다.
가수 장기하의 새 노래 ‘부럽지가 않어’는 이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모 잘 만난 사람을 부러워하다가 결국은 질투하고, 재산 없는 부모를 원망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라고.
사실 자랑을 하면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어야 자랑할 맛도 나는 법이다. 그러면서 비교가 되고 자신이 남보다 가진 게 없다는 걸 부끄러워하고, 결국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그 순서가 아닌가?
그런데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부럽지가 않어.......”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그러면 자랑은 재미없는 일이 될 것이다. 또 부끄러움도 부러움도 중단될 것이다. 현재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자본주의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서 인플레이션으로 출렁이고 있고, 그 흔들림에 사람들도 파도처럼 흔들리고 있다.
나도 그 흔들림 속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돈의 세력 앞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비법으로 “부럽지가 않어. 난 괜찮아. 맘껏 자랑해 봐.”라고 말해 본다.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는 객기 어린 말투지만 철학을 갖고 흔들리지 않으려는 다짐이 들어있다. 사실 우리는 매 순간 흔들린다. 그도 그럴 때마다 말해 보는 걸 거다. 자신을 향해, 타인을 향해 뱉어 보는 걸 거다. 자본주의의 바퀴인 부끄러움과 자본주의의 동력인 부러움에 지지 않으려고 외쳐보는 걸 거다.
다음은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의 가사이다. 객기어린 말투지만 개똥 철학이라도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젊은이의 이유 있는 반항을 가사로 만들었다. 치기가 아닌 철학이다. "부럽지가 않아"가 맞춤법에 맞는 표현 임에도 일부러 "부럽지가 않어"라고 자신의 말투로 외치는 젊은이의 말이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장치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니가 가진 게 많겠니
내가 가진 게 많겠니
난 잘 모르겠지만
한번 우리가 이렇게 한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자고
너한테 십만원이 있고
나한테 백만원이 있어
그러면 상당히 너는 내가 부럽겠지
짜증나겠지
근데 입장을 한번 바꿔서
우리가 생각을 해보자고
나는 과연 니 덕분에 행복할까
내가 더 많이 가져서 만족할까
아니지
세상에는 천만원을 가진 놈도 있지
난 그놈을 부러워하는 거야
짜증나는 거야
누가 더 짜증날까
널까 날까 몰라 나는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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