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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2. 19. 23:22

 제목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어로는 'eat pray love '라고요?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

삶에서 자신이 무얼 하는 지 몰라서 '여긴 어디? 난 누구?'라고 말하고 싶은 리즈가 힐링을 위해, 아니 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결혼 8년만에 이혼하고 재산도 다 줘버렸다. 

"머무는 것보다 힘든 건 떠나는 거다."라고 말하고 여행지 세 곳을 정해 차례로 떠난다. 

이탈리아는 왜? 파스타를 먹고 싶어서!

인도는 왜? 아쉬람에서 명상을 하려고!

발리는 왜? 발리에서 쉬려고!

 

매일 복권 당첨 기도하는 사람에게 제발~ 제발~ 제발 ~ 복권을 사라고 했단다.  복권도 사지 않고 당첨을 빌었단 말인가? 리즈에게는 비행기표 3장이 복권이다. 

 

 이탈리아에서의 4개월은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을 먹고 회복하는 시간이다.  친구들과의 주제어 말하기 게임에서 런던-답답하다, 스톡홀름(스웨덴)-순응, 뉴욕-야망, 공해, 로마-고전과 섹스라고 주제어를 말한다. 그리고 나폴리로 피자를 찾아 떠난다. 실컷 맛있는 피자를 먹기 위해서.

이탈리아 사람들의 신조는 '돌체 파 니엔데'다. 달콤한 게으름이라는 말이다. 왜 이탈리아가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한 지 알 것도 같다. 여유 있게 사는 사람들의 신조가 잘 녹아든 말이다. 

이탈리아에서 리즈는 친구들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이메일 편지를 쓴다. 자신과 닮은 뉴욕의 친구에게다. 

"우리는 서로를 떠나야 변할 수 있어. 두렵지만 한번은 무너져야 해."

 

 인도는 왜 갔을까? 리즈는 '평화를 찾아서'라고 말한다.  거기에 텍사스에서 온 리처드는 "평화를 찾으려면 치열한 싸움을 해야지. 안 입는 옷 버리듯 생각을 정리해. 삶을 정리하고 싶으면 마음부터 다스려. 명상실은 마음에 있어. 먼저 자신을 용서해." 이런 말들을 해 주지만 결국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남의 결혼식에 와서 내 결혼식을 생각했다니까."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이 아니던가?

 

 리즈는 말한다. "인도 여행은 한 줄로 요약된다.  내 안에 있는 신을 발견하는 거다. 신은 완벽한 인간을 원하지 않는다. 세상 걱정 근심 다 초월한 듯 천사처럼 웃고 있는 저 사람은 누구지? 영화 속 수녀님? 난 아니다. 신은 내 안에 계신 거다. "

 

발리에는 왜 갔을까? 발리는 1년전에 케투라는 점술인을 만났을 때 큰 위안을 얻은 걸 기억하고 다시 만나기 위해 방문한다. 1년 전 케투는 이렇게 말한다. " 세상을 볼 때 눈으로 보지 말고 가슴으로 보아야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행복하게 살려면 도를 넘지 말아야 해, 매 순간!"

"균형을 잃으면 힘도 잃지. 아침엔 인도에서처럼 명상하고, 낮엔 신나게 놀고, 저녁엔 조용히 웃는다. 얼굴도 웃고, 마음도 웃고 , 몸속의 간도 웃게." 이번에는 또 다른 치유의 말로 위로를 얻는다. 

그러나 케투의 '균형'을 오해하고 펠리페와의 사랑을 밀어내는 리즈에게 케투는 다시 말한다. 

"때론 사랑하다가 균형을 잃지만 그래야 더 큰 균형을 찾아가는 거야. "

그제야 리즈는 스스로  '진실탐구의 법칙'을 발견한다. 

'다 버리고 떠날 용기만 있다면 안락함도 집착도 뒤로 한 채 몸과 마음이 원하는 진실을 찾아 나선다면 

그 여행이 매 순간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어깨를 부딪친 모두가 삶의 스승임을 안다면 

힘들겠지만......

아픔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다면

진실은 당신을 비켜갈 수 없다. '

 

5-6년 전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이 아들에게 하는 말과 겹치는 장면이 있다. (열두 척의 배로 수백 척의 왜선을 물리칠 방도가 있느냐는 질문에)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이라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이 영화와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지만 진실은 진실과 맞닿는다는 일이관지(一以貫之)가 아닌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리즈의 여행을 순서로 세 가지 주제어를 나열한 셈이다.  리즈가 펠리페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로마에서 배웠던 단어 '아트라베시아모(astravesi amo)(함께 건너자)'를 말한다.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세로 접어들어 연일 10만 명대를 넘어서면서 주변에 확진된 친구들이 늘어난다.  집 밖을 아예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봄은 다가오는데 확산세는 점점 커지고 있다. 무증상이거나 독감처럼 지나간다는 말과는 달리 집에서 자가 격리하다 죽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본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이탈리아, 로마, 인도, 발리의 자연과 자유로운 여행이 부럽기만 한다.  주제어 '아스트라베시아모(astravesi amo)(함께 건너자)'를 소리 내서 말해 본다.  이 코로나의 강을 함께 건너자.  그 너머에 무엇이 있든 두려움을 이제 용기로 바꿀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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