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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 본문

시 읽는 수요일(시 큐레이터)

바람의 노래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4. 23. 16:50

바람의 노래

 

살면서 알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가면 그 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 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가수 조용필의 노래다.  오늘 4월의 어느 날, 개울가의 버드나무의 꽃이 날아와 눈처럼 날리는 날에 들으니 철학이 담겨 있는 노래다.  제목이 바람의 노래다. 이제껏 바람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 적이 있었는가?

 

' ~해야 한다.'의 틀에 갇혀서 사는 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을 하고 있다.

바람의 노래를 들었느냐?

꽃이 지는 이유를 아느냐?

우리 인연은 어디로 가는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얼마나 다행인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오늘은 금요일이다.

금요일 오후에는

바람의 노래와 꽃이 지는 이유와 우리의 인연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을 해도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