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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말하기를 배우다

존대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2. 4. 16:00

*kbs라디오<강원국의 같은 말>은 그냥 듣는 데 2~3분이고, 글로 옮겨 쓰는 데는 10분이 걸린다.

 

두 살은 31년생 동갑이다. 20대 초반에 만나 90평생 대부분을 함께 해 온 죽마고우다. 사는 곳이 다른 두 사람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화 통화를 한다. 그렇게 친할 수가 없는데 시종일관 존대를 한다.

왜 그럴까요?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 서로에게 말을 놓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약속을 60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 덕분에 평생 싸운 적이 없다고 한다. 존대를 하면서 싸울 수 없으니까. 두 사람중 한 분은 우리 아버지다. 다른 한 분 역시 제겐 아버지나 진배없는 분이다.

존댓말이 인성과 사회성, 그리고 언어능력을 키워준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일리 있는 말이다. 갑질을 존댓말로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존대말에 대해 모두가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편한 사이에서는 반말이 더 익숙하다. 노래 가사를 들어봐도 반말 일색이고, 부모에게도 높임말을 쓰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거기에 예의범절, 가정교육 운운하면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다. 반말의 좋은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요즘은 활발한 소통을 위해 반말 사용을 의무화하는 벤처기업도 있다고 한다. 판단은 각자 몫이다.

나는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아무리 친한 후배라 해도 말을 잘 놓지 못한다. 이 때문에 친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자기를 가깝게 여기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는 후배도 있다.

그래도 저는 존대말이 편합니다. 한 살 아래인 아내에게도 하대하지 않는다. 사랑해요 라는 말조차도 왠지 불경스러워 이렇게 말합니다. 사모합니다요

 

존대말을 쓰면 관계도 사랑도 단단해집니다. 존대 오케이, 꼰대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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