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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1 본문
회사다닐 적에 엄한 상사가 있었다. 그분께서 제게 이렇게 주문했다.
당신은 내 문제점만 지적해줘. 잘한다는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어.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은 차고 넘쳐. 당신은 야당 역할만 해 주면 돼. 저는 그 역할에 충실했다.
기탄없이 지적했다.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그분께서 제게 말했다.
자네만 만나면 기분이 나쁘네. 사기가 떨어져. 자네가 싫어. 그 때 알았다. 비판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
그 분이 자신을 비판해 달라고 하는 이유는 두 가지 였다.
하나는 내가 남의 지적을 받아들일 만큼 아량이 있고, 민주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싶었던 것이다. 지적이 없으면 잘하고 있는 것이니까. 그 속내를 헤아리지 못하고 실제로 지적질을 해댔으니 기분좋은 리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침묵하고 있어야 할까.
비판을 잘하면 된다. 비판을 잘하려면 우선 목적이 순수해야 한다. 내 이득을 위해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비판은 악담이나 인신공격의 다름 아니다. 비판대상도 분명해야 한다.
비판하려는 것이 사실의 오류인지, 논리적 허점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합리적 근거를 갖고 비판해야 한다. 대안 없는 비판을 곤란하다. 비판은 근거가 풍부할수록
비판은 대안이 바람직할수록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판 상대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어떤 경우에도 틀렸다고 배척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경의 말이 참으로 아름답소. 이렇게 일단 받아들인 후 이건 이래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지요.
제가 이런 기술이 부족해서 그 엄한 상사를 오래 모실 수가 없었다.
너를 만나면 나쁘다는 말을 들은 뒤 그 직장을 떠나야 했으니까.
마냥 쓴소리를 하면 기분 좋을 리가 있나요? 분명하게 합리적으로 상대를 인정하는 그런 비판이 아름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