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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라디오 체조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4. 6. 5. 17:39

때로 진실은 진지함보다 웃음 속에 있다

 

  이 책은 올해 새롭게 펼치는 독서인문학 <함께 읽기> 중에서 책 읽어 주는 학부모들이 고른 책이다. 8명이 함께 읽기로 했다고 하니 그들이 읽기 전에 내가 먼저 읽었다. 왜냐하면! 그들과 함께 책 읽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생기 발랄한 청춘 로맨스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어서 자칫 우울하고 처진 기분이 들만한 내용이 재미있게 구조화된 이 책의 매력을 발견하였다. 

 주인공은 이라부, 정신과 의사 그리고 간호사 마유미다.  이라부는 이라부 병원 원장의 아들로 정신과의사인데 병원 지하에서 볼품없는 진료실에서 진료한다.  이라부는 핼리콥터 조종하기, 운전, 컴퓨터 게임, 작은 소형 캐릭터 모으기 등의 별난 취미를 가졌고 생김새는 배가 불룩 튀어나온 인물이라 저자는 절에 가면 볼 수 있는 포대화상처럼 생겼다고 묘사하고 있다. 마유미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커다란 주삿바늘로 환자마다 비타민주사를 놔주는데 취미는 록밴드 기타리스트다.   이 둘의 조합은 만화 영화를 방불케 한다. 

 

 코로나 시국에 tv시청률 의존증에 걸린 프로듀서, 타인의 규칙 위반에 대한 분노를 억누르다 과호흡 발작을 일으키는 회사원, 인터넷 주식 투자로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컴퓨터 앞에서 벗어나면 불않ㄴ 데이 트레이더, 과도한 책임감과 성실함에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는 피아니스트, 시골 출신으로 일류 대학생이 되었지만 가족과 떨어져 고립된 채 원격 수업만 받다가 사회불안장애에 걸린 인물  다섯 사람이 차례로 이라부를 찾아왔고, 이라부가 그들에게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에 낯선 처방들은 우리가 병원에서 받는 처방과는 차원이 다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사실을 직시하고 핵심을 딱 집어낸다.  

 치열한 경쟁, 자의식과잉, 가면 속에 자신을 몰아넣고 불균형한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더이상 버틸 수 없을 때 이라부를 찾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나와 이웃의 모습이다.  이라부가 제시하는 처방은 단순하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이상 긴장한 어깨의 힘을 빼고 그 두려워하는 순간을 단 한 번만 겪고 나면 의외로 생각보다 가볍고 그다음은 얼마든지 겪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모든 문제는 균형이 깨질 때 방생하는데 이라부는 언제나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태도로 타인의 삶에 깊이 개입하지도 않으면서도 놀랍도록 편안하게 환자를 포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너무 진지해서,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다 보니, 너무 잘 보이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 과호흡, 사회적응장애, 불안장애, 공황장애.  의외의 답이 있다. 라디오체조처럼. (일본의 라디오체조는 한국의 국민체조와 흡사하다. ) 느닷없이 미친 척 하기.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한 적당한 노동은 온몸이 굳어진 힘을 빼고 에너지와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라부와 마유미가 처방전을 보낸다.  수 많은 이유로 지친 사람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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