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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법정 스님의 시 <말이 적은 사람>,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것> 본문
말이 적은 사람
침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신뢰가 간다.
초면이든 구면이든
말이 많은 사람한테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나는 가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말수가 적은 사람한테는
오히려 내가 내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이고 싶어 진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서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꼭 필요한 말만 할 수 있어야 한다.
안으로 말이 여물도록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밖으로 쏟아내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습관이다.
생강이 떠오른다고 해서 불쑥 말해 버리면
안에서 여무는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내면은 비어 있다.
말의 의미가 안에서 여물도록
침묵의 여과기에서 걸러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불교 경전은 말하고 있다.
안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전부 말해 버리면 말의 의미가,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는다.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다.
오늘날 인간의 말이 소음으로 전락한 것은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말을 안 해서 후회되는 일보다도
말을 해버렸기 때문에
후회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침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신뢰가 간다.
언제부터인가, 말 못해못 해 죽은 귀신이라도 들렸는가 다들 말을 못 해 안달이 난 사람들처럼 말을 쏟아낸다. 대신 두 귀를 막았다. 말을 듣지는 않고 내뱉기만 한다. 말이 비처럼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말을 듣기가 소음일 때가 많다. 진정성이 없이 부풀리는 말은 심지어 괴로운 말이 되곤 한다.
말을 하는 것보다 말을 참는 게 어렵다. 행동을 하는 것보다 그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어렵다는 걸 요즘 체험한다. 어른은 그 행동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말을 참아내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나는 요즘 말을 들어주는 걸 선물한다. 누군가 내게 말을 하면 귀를 기울여 들어주려고 한다. 너무 길어질 때는 냉면발처럼 길고 질겨서 가위로 좀 잘라주고 싶기도 하지만 참고 들어준다. 듣다 보면 냉면발처럼 끊어지지 않아서 도무지 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짧은 말을 하는 사람이 좋다. 너무 길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말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하고 싶은 말은 처칠의 PREP의 기법으로 하면 좋을 텐데 말이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원래 말을 못 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수상까지 하게 된 것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처칠의 PREP의 기법*
‘PREP’는 ‘Point(핵심), Reason(이유), Example(객관적 사례), Point’라는 4단계의 머리글자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제시한 스피치 기법이다.
*말 하고 싶은 요점(point)을 말한다-
*이유(reason)를 말한다. -
*객관적 사례(exmple)를 들어 설명한다-
*다시 한 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의 요점(point)을 말하는 식이다.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것>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침묵을 익힌다는 말이다.
침묵은
자기 내면의 바다이다.
진실한 말은
내면의 바다에서 자란다.
자신만의 언어를 갖지 못하고
남의 말만 열심히 흉내 내는
오늘의 우리는 무엇인가.
듣는다는 것은
바깥 것을 매개로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소리를
깨우는 일이다.
귀 기울여 들을 줄 아는 사람은
그 말에서 자기 존재를 발견한다.
그러나 자기 말만을 내세우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이런 구절이 있다.
'별들이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남한테 전하려면
그것에 필요한 말이 우리 안에서 먼저 자라야 한다. '
말이 되기까지는 우리들 안에서
씨앗처럼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듣는다는 것은
자기 것을 비우기 위해
침묵을 익히는 기간이다.
- <살아있는 것들은 다 행복하라>, 류시화 엮음 중 (98~99P)-
말의 홍수인 시대에 쓸데없는 말을 보태지 않는 것도 쓰레기를 줄이는 것처럼 의미가 있다. 법정스님이 남긴 잠언들 중에서 류시화 시인이 골라 엮었다는 이 책은 나의 서재에 먼지를 얹고 있다가 오늘 내게로 와서 말을 건넸다. '말과 침묵은 그리 다르지 않다. 비우는 사람이 들을 수 있다. 항상 비우라. 비워야 채워진다.' 실은 말은 내 생각을 쏟아내는 역할이 아니다. 듣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 듣고 싶은 말을 하지 않으려면? 침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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