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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죽음의 과정, 애도의 과정 본문
자연의 이치는 너무나 정확하여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왔다.
지난 여름 54일간의 긴 장마를 언급하고, 에어컨 없이 지내기 힘든 밤도 며칠로 끝났다.
추석을 지나면서 완연하게 달라지는 햇빛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이제 자연은 수확의 계절이고, 거둬들임의 계절이 되었다.
죽음의 과정과 애도의 과정에 대한 글을 읽었다.
정신과의사 퀴블러 로스는 죽음과 애도의 과정을 5단계로 정의하였다고 한다.
1단계는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단계
2단계는 상실에 대한 좌절감이 분노로 표출되는 단계
3단계는 협상단계로서 자신의 상실과 타협을 시도하려 한다.
4단계는 자신의 상실된 마음을 체감하며 깊은 슬픔에 젖는 우울의 단계이다.
5단계는 결국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나가며 살아가는 단계이다.
각 단계는 단계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사람에 따라 단계를 뛰어 넘거나 순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5단계를 충실히 겪은 사람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겪을 때 거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혹은 '이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임을 실감할 때 깊은 슬픔과 절망에 빠진다.
그 기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예전에는 3년 시묘살이라는 것이 있었다.
3년을 그 슬픔의 유효기간으로 보았던 것일까?
슬픔의 과정 뿐 아니라 어떤 일을 받아 들이는 과정도 위의 과정과 다를 바 없다.
너무 바빠서 왜 바쁜 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제대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통계를 보니 경기도민 중 10명 중 3명은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비록 거주하는 형태를 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의 외로움, 상실감, 우울, 불안, 고립이라는 단어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불안정하고 정서적 불안은 분노와 우울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바쁜 삶의 멈추고
가끔은 내가 어디쯤에 와 있는 지를 바라보고 그 속도 비춰볼 일이다.
가을 하늘이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