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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본문
저자 김사인 시인은 25세에 <시와 경제> 동인 결성에 참여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였고, 26세에 <한국문학의 현 단계>를 통해 평론도 쓰기 시작했다. 시집 <밤에 쓰는 편지>, <가만히 좋아하는> 등이 있고, 팟캐스트 '김사인의 시시(詩詩)한 다방'을 진행했다. 이 책은 2017년 1월부터 4월 말까지 하루 한 편씩 시를 고르고 소감을 붙여 연재를 한 것들을 엮은 것이다. 그 시기는 2017년 3월 10일 대통령 탄핵, 4월 11일 세월호 선체 3년 만에 인양, 4월 16일 주한 미군 중국을 향해 고고도 미사일 사드 장비 배치 등 숨 막히는 긴박감이 나라 전체를 휘감아 돌던 때였다. 대통령 자리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5월 9일 선거가 있은 다음날 대통령은 즉시 취임했다.
'분명한 것은 여전히 한반도의 운명이 한반도 주민들의 손에 있지 못하다는 것, 그것은 1910년의 국망 이래 온 민족이 열망해온 자주적 통일국가를 백 년이 지나도록 이루지 못한 데 따른 피할 수 없는 후과라는 것, 그리고 그 백 년의 싸움은 2019년이 저물어가는 지듬도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10p, 서문)'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2016년에는 매주 주말이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쪽으로 이동하면서 열리던 시기였으니 평범한 사람들도 나라 걱정에 앞장서서 참여했던 시기였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산 정약용의 글을 인용하여 시인의 시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말한다. '시대를 아파하고 분노 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不傷時憤俗非詩也) 시인인 한, 아프고 근심하고 분노하기를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8p) 이 책에 담긴 시는 작고한 시인들의 글과 시만을 대상으로 정했다. 우리의 시 읽기가 대체로 온고지신에 소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였으며 잘 알려지지 않고, 지역에서 활동하며 오해된 시인의 시들을 골랐다고 밝혔다.
17번 체포되고 투옥되었으며 1944.1.16. 베이징 일본 영사관 감옥에서 41세에 숨진 이육사, 1905년 을사조약 1년 후 74세의 나이에 단식으로 순국한 최익현, 1919년 65세의 나이로 총독 사이토마고토에 폭탄을 투척한 강우규, 위정척사의 근대적 구현을 이루고 7년간 수감되었다가 다렌 뤼순 형무소에서 1936년 숨진 신채호를 비롯하여 윤동주, 백석, 정지용, 함석헌 등 다양한 분야의 시들을 담았다.
특이한 점은 대한제국 애국가, 단 한줄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헌법 전문, 해방기 민요, 흥부가 돈타령 등도 실려있다는 점이다. 눈, 북쪽, 어머니, 겨울, 봄, 백성, 나비, 천국, 눈물, 평화, 기도, 저녁 등의 단어는 일본의 침탈로 나라를 빼앗기고 슬픔과 분노에 휩싸인 사람들이 견뎌냈을 36년의 세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강대국들의 틈에서 일어난 남과 북의 전쟁에서 서로 총을 겨누고 죽고 죽이고를 했던 역사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낸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단어는 낡지 않았고, 현재에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생각할수록 '대권'은 낡은 말이다. '대임(大任)'이 맞다. 가장 낮게 노심초사하고야 감당될,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큰 짐(48p)이다. -신동엽 <산문시 1>에 붙인 말-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기쁨이 있다고.(71p)'-김종삼 시 <어부>에 붙인 말-
'황홀(恍惚)의 뜻을 '눈부시고 화려하다'가 아닌 '미묘하여 헤아리기 어렵고 흐릿하여 애매한'쯤(노자 21장을 연원으로)이 원래의 뉘앙스다. -정지용 시 <유리창1>에 붙인 말-
다시 서문으로 돌아가서 보자. 서문을 시작하는 문장을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평정을 엊지 못하면 운다'는 한유의 시구로 선택했다. 시대의 온전치 못함을 우는 것이 시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이렇다. 함석헌의 시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에서 왜 남의 나라의 싸움의 미끼가 되었는지, 형제를 죽이고 훈장을 받은 사람들 중 거절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에 붙여 저자는 말한다. '큰 사랑과 큰 열림과 큰 헌신의 사람을 우리는 기다린다.'(213p)
서양의 축제 할로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모인 청년 중 154명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날이다. 김사인 시인의 시를 읽으며 여전히 나라는 반쪽으로 나뉘었고 잠시 다녀오겠다는 사람들은 이제 70년을 헤어져 살다 죽어가는데 외국의 기원조차 알 수 없는 축제를 즐기다 사고를 당한 청년들의 소식은 더욱 참담하다. 이 책은 슬픔으로 가득한 나라에 사는 시인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는 82편의 시로 이루어졌다. 속수무책으로 무릎이 꺾이는 삶의 복판에서 살다가 작고한 시인들에게 붙이는 시인의 위로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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