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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땀 흘리는 소설 본문
「어비」(김혜진), 「가만한 나날」(김세희), 「기도」(김애란), 「저건 사람도 아니다」(서유미), 「어디까지를 묻다」(구병모), 「코끼리」(김재영), 「P」(윤고은), 「알바생 자르기」(장강명) 이 여덟 편의 소설의 단편을 실었으며 제목은 “땀 흘리는 소설” 이다. 제목의 의미는 직업, 노동, 밥벌이에 대한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하지 않은가를 여러 각도에서 묻고 있다.
우리는 답변하기 어려울 때 ‘현실’은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현실 속에서 일은 개인에게, 사회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어비」(김혜진)의 주인공은 물류센터에서 고되게 물품을 분류하는 노동을 하는 것은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역회사에 들어가서 잔심부름을 하는 것 역시 ‘일 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물류센터 동료였던 어비가 인터넷 방송에서 먹방으로 돈을 버는 걸 본다. 주인공이 보기에 저것은 육체노동이 아닌데 돈을 벌다니 반칙이 아닌가? 라는 고민한다. 「기도」(김애란)의 주인공은 화장품 회사에 취직했지만 그만두게 되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당 5만 원을 받는다. 반면 언니는 몇 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못 이겨 고향을 떠나 신림동 고시원에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려 한다. 고용 형태를 조사하는 노동부의 일을 맡은 50대 남자는 문화상품권을 주면서 설문을 권유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다. 주인공과 언니, 50대 남자는 모두 밥벌이의 무게에 짓눌려서 인생이 고달프다.
「저건 사람도 아니다」(서유미)는 웹디자이너 일하는 주인공이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업무와 육아에 지켜 힘든 주인공이 로봇 도우미의 도움으로 육아를 해결한다. 로봇 도우미는 육아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이제는 육아를 넘어 업무까지도 대신 해결해 준다. 주인공은 로봇에게 자신의 업무를 맡기고 편안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점점 자신이 로봇에 의해 소외되는 것 같다. 그러다 평소 회사에서와 달리 초라한 행색의 동료 ‘홍’을 발견한다. 그 또한 업무를 로봇에게 맡기고 있는 사람이다. 한국은 특히 여성에게 일과 아이의 양육을 해결해 내는 슈퍼우먼을 요구한다. 그 속에서 여성들은 육아도 업무도 제대로 해결해 내지 못하면서 자신을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질책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묻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노동 현장의 문제를 들여다보자. 정규직/비정규직, 여성/남성, 대기업/중소기업, 하도급/재아래도급, 재아래도급/재배하청, 자영업자/아르바이트 등 천차만별의 경우의 수가 있다. 이런 비유가 있다. 현대 자동차에서 왼쪽 차체는 정규직이 만들고, 오른쪽 차체는 비정규직이 만든다. 똑같은 차체를 만드는데 정규직은 월급 500만 원, 비정규직은 월급 200만 원을 받는다. 그런다고 정규직이 만든 차체가 비정규직이 만든 차체보다 시장에서 더 비싸게 팔리지는 않는다.
우리의 밥벌이는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든지 숙명 같다. 일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못한다는 전제로 그렇다. 같은 일을 같은 대우를 받으면서 해야 한다는 건 아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얽히고설켜서 풀 수가 없다. 고리디우스의 매듭이 떠오른다.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우스가 복잡한 매듭을 묶고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왕이 되리라’라는 예언을 했다. 아무도 풀지 못했다. 이후 알렉산더대왕이 아시아를 정복하기 위해 프리기아에 왔다. 그도 역시 매듭을 풀지 못하자 칼로 내리쳐 매듭을 끊었다고 한다. 너무 복잡할 때는 단숨에 끊어서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소설이 제기하는 문제가 비단 젊은 20대 청년, 이주 노동자, 여성, 감정노동자, 실업 청년들의 문제만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안다. 문제의 공유는 해결의 시작이다. 이 책을 공유하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청년, 정부 당국자, 기성세대가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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