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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는 일자리 천국이다.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6. 16. 09:59

자본주의 경제 논리에 의하면 성장은 계속된다. 국가는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 국가주의인 대한민국은 국가가 모든 권력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구조다. 교육도 대통령의 권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갑자기 대통령의 권력까지 운운하는 이유는 학교의 역할에 대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력과 일반인의 개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다. 

 학교는 국가의 기관 중의 하나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 창출의 장이 된 지 오래다. 이미 교원을 국가에서 채용하여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과거에는 교원과 요즘 말로 하면 시설관리 주무관만 있었다. 예산관리를 하는 행정직원이 생겼다.  화장실 청소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청소미화원이 생겼다. 돌봄 기능이 추가되어 돌봄 전담사가 생겼다. 방과 후 학교가 도입되면서 방과 후 강사가 들어왔다. 교원의 행정업무를 줄이는 취지의 행정실무사가 생겼다. 급식이 도입되면서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실무사가 생겼다. 등하교 시에 교원이 나가서 등하교 지도하기가 어려워서 배움터지킴이가 생겼다. 코로나 방역 이후 방역인력이 추가되었다. 시설 주무관 자리를 유지하는 것보다 일용직으로 구해서 사용하는 게 수지타산에 맞다고 하여 시설 주무관은 일용직으로 바뀌었다.  출산 아동이 줄고 있어서 교원 채용을 늘릴 수 없으니 기간제 교사를 채용한다. 기초학력이 낮은 학생을 위해 기초학력 강사를 채용한다.  돌봄 교실의 돌봄만으로는 재미가 없으니 돌봄 방과 후 강사를 채용한다. 수업 시간에 담임교사로부터 배우는 것에 한계를 극복하고자 예술강사, 정보통신 윤리교육 강사, 농악 강사, 00 강사, 00 강사를 채용하도록 예산을 넉넉히 제공한다.......

 

 위에 나열한 것도 아마 다 적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지금 학교는 일자리 창출의 시장이다.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 지 모르겠다.  국가 주도형 교육 개혁이 매번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새로 출범한 정부에서도 교육 개혁을 말하고 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라고 주문한다. 이미 교육이 시장의 수요에 맞게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책무성을 띠고 있다. 자본주의를 선택한 결과이니 수용해야만 한다. 그래도 학교에 이렇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교육까지 온전하게 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막대한 책임만 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들을 일자리로 내몰고 육아수당을 지급한 2013년 무렵의 국가 정책 결과는 학교 폭력을 증가시켰다. 학생인권조례까지 만들어 학생의 권리를 옹호하다 보니 반대로 교사의 권리는 위축되고, 목소리 큰 학부모의 권리만 배가되었다. 부모들이 일자리로 내몰리다 보니 가정교육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아침밥을 걱정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교에서 아침밥을 주기로 공약한다. 돌봄은 저녁 7시까지 학교에서 맡아서 해 줄 테니 부모는 열심히 일하라고 권한다. 

 

 성장주도의 시대는 지났다. 일자리는 한정적이다. 부모를 일자리로 떠밀지 말고, 가정에 머물게 해야 한다. 가정 양육수당을 지급해서라도 일정 나이까지는 가정에서 주변 정리하기, 인사하기, 식사예절, 말하기 예절 등등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고, 학교에 나와서 또래 아이들과 새로운 공동체를 체험하게 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에 예산은 예산대로 쏟아붓고, 아이들은 가정에서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해 힘들고,  부모는 일터에서 보육과 양육시설을 알아보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시스템을 굽어보고, 변화시켜 볼 사람은 어디 없는가? 알고도 안 하는 건가? 몰라서 안 하는 건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이 중요한가? 답은 사람에 있어야 한다.  경제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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