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흙.바람 +나

영화평:<모리타니안> 본문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평:<모리타니안>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9. 15. 09:13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의 미래는 밝다

 

  핸드폰으로 주말 무료 영화 추천 메시지가 왔다. 요즘은 알고리즘으로 그 사람의 취향에 맞게 추천을 보낸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 말일까?

2021년에 나온 영화에다 법, 재판과 관련된 내용인지라 관심이 생겨서 주말에 시간을 내서 보게 되었다. ‘모리타니안이라니 어떤 사람인가? 어느 지역 사람인가?

 

  모리타니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다. 영화의 내용은 2001911테러와 관련이 있다. 2011911테러 사건이 일어난 직후 아랍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었다.

 

  모리타니에 살던 슬라히도 축제의 날에 갑자기 집을 떠나 파키스탄을 거쳐 미국 관할인 쿠바의 관타나모수용소에 갇혀 재판도 없이 고문을 받고, 911테러의 주동자로 몰리게 된다.

  변호사 낸시는 3년째 재판도 없이 관타나모에 갇혀 있는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한다는 슬라히 가족의 소식을 듣고 변호를 맡는다. 그러나 정보부가 정보 공개를 꺼려 어려움을 겪지만 정부를 상대로 정보 공개 재판을 청구하여 어렵게 정보를 얻게 되나 슬라히가 자백을 한 문서를 보고 좌절하고 함께한 변호사 테리는 떠나고 만다.

재판에서 신념이 없으면 이길 수 없어!”라고 말하며 끝까지 슬라히를 변호한 낸시와 대조되는 인물이 군 검찰관인 중령 스투 카우치다. 그는 백악관에서 조차 사건의 책임자를 종용하는 분위기에서 슬라히가 사형!’이라고 몰아가기 위해 사건 기록을 뒤지지만 강요된 자백 이외에는 어떤 죄목도 찾지 못하고 죄없는 슬라히에게 사형을 구형하느니 자신이 떠나는 것을 선택하고 결국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난다.

단 한명도 나갈 수 없다는 관타나모수용소에 수용된 사람 중에 재판을 통해 무죄로 석방된 슬라히의 이야기는 책으로 만들어져 여러 나라에서 발행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무죄선고를 받은 슬라히를 상대로 첫 번째 재판에 항소한다. 그후 6년 후에 슬라히는 주뫼로 선고받아 고향 모리타니로 돌아갔다고 한다.

 

낸시 변호사는 남들이 모두 꺼려하는 911테러 주동자로 주목받는 인물을 변호하여 무죄를 밝혀냈다. 낸시의 낙관에 대한 한 마디 재판에서는 신념이 없으면 이길 수 없어.”라는 말에 주목하게 된다. 낸시가 슬라히를 진심으로 믿고, 그의 무죄를 밝히는 일을 묵묵히 해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체코의 극작가이자 정치가인 바츨라프 하벨은 낙관을 “세상의 상태가 아닌 마음의 상태”라고 일컬으며, 마음가짐이 변혁을 이루려면 세 가지 특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 너머를 내다보려는 의지,

둘째, 최종 결과의 불확실성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마음,

셋째, 낙관의 자세로 생겨나는 책임의식이다.

 

낸시 변호사가 언제부터 미국에서 재판도 없이 사람을 가둬 두었나요?”라고 물으며 국가에 맞서고, 모진 고문에 의해 자백을 강요당한 슬라히를 변호하기 위해 사회의 변혁을 이루려는 담대한 마음가짐! 군 검찰관인 스투가 정의가 아닌 일을 할 수 없다고 자신의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정의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가 실화라는 점에서 미국의 앞날이 밝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회적 정의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거는 군인이 있고, 무고한 시민(그가 타국의 사람일지라도)이 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할 때 용감하게 맞서서 돕는 변호사가 있는 나라라면 그렇지 않을 것인가?

 

 

'영화로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관람평> 메리셸리  (0) 2021.10.12
영화평: <007 No Time To Die>  (0) 2021.09.30
<영화평>아프가니스탄의 눈물: 파르바나  (0) 2021.08.30
영화평: <모가디슈>  (0) 2021.08.26
영화평<두 교황>  (0) 202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