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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수요일(시 큐레이터)

기다림의 시 <개여울>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1. 13. 19:06

 

개여울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찬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이 노래가 정미조라는 가수가 불렀다는 것도, 그가 화가요 미대 교수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황인원저) 이 시에는 기다림이 보인다. 날마다 개여울(작은 냇가)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하는 사람은 무언가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처럼 네 시에 온다고 말하면 세시부터 설레게 되듯이 삶을 영위할 힘을 준다. 그렇다. 

기다림은 희망이다. 기다림은 사랑이다. 기다림은 믿음이다. 

 

지난 1월 6일에 눈이 7cm정도 내리더니 1월 12일 저녁에 다시 3cm가 넘게 눈이 내렸다.  다소 불편하기는 해도 눈이 자주 내리니 좋다. 영하 21도까지 핸드폰에 기록되었다. 이럴 때 2-3일 집에 있으니 참 좋다. 오늘은 영상 8도까지 올랐다. 어제 내린 눈이 온데 간데 없다. 날씨가 풀리니 그 또한 좋다. 다시 눈이 내리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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