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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교원 성과상여금에 대한 소고(小考) 본문
협업 없는 성과, 교육의 미래는 없다
3월의 교정은 다시 분주하다. 교실마다 새로운 이름표가 붙고, 선생님들의 책상에는 학생 명단과 상담 기록이 쌓여간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시작된다. 누구보다 진심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 그러나 그 진심이 성과라는 이름 아래 점수로 나뉘는 순간, 교실의 공기는 미묘하게 변한다.
성과상여금제도의 태동: 더 나은 교육을 위하여
교원 성과상여금제도는 ‘우수한 교사에게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주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동료보다 더 헌신하고, 더 노력한 교사에게는 더 많은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 그 자체는 타당해 보였다. 하지만 교육은 단순한 수치나 결과로 평가되기 어려운 영역이다. 학생의 마음에 씨앗을 뿌리고, 긴 시간을 기다려 열매를 맺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성과 앞에 멈추는 협력, 갈라지는 동료
지난 25년간 성과상여금 제도가 운영된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같은 학년 교사끼리 성과 때문에 자료를 나누지 않게 됐어요."
"협력보다는 경쟁이 먼저입니다."
이러한 말들이 낯설지 않다. 12월에 행해지는 관리자 평가가 관여되는 근무평정을 잘 받으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성과상여금과 관련된 평가 항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매년 3월 신학기에 4차, 5차에 걸친 회의를 한다. 그렇게 회의를 해도 다음 해가 되면 누군가는 불만이 생겨서 4차, 5차 회의를 반복할 것이다. 왜 그럴까?
누군가는 혼자 야간 상담을 맡고, 또 누군가는 교무회의를 준비하며 수업 자료를 공유한다. 하지만 성과상여금제는 그것을 '누가 더 많이 했는가?', '누가 더 어려운 일을 하였는가?'의 문제로 만든다. 그 결과, ‘함께 하는 교육’은 ‘혼자 살아남는 교육’으로 바뀌고 만다. 이런 구조 속에서 교사는 동료가 아닌 경쟁자가 되고, 학생은 함께 가르치는 대상이 아니라 성과의 도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교사도, 학생도 원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학교에서 상대평가를 하는 교사들과 달리 교장, 교감, 비교과교사(보건교사)는 교육청 단위로 평가를 한다. A학교, B학교, C학교가 사정이 다 다른데도 불구하고 같은 기준으로 한 줄을 세워 성과를 비교한다. 비교란 비슷한 기준이 성립할 때 가능한데 기준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지난 25년간 성과상여금은 성과를 비교하며 경쟁을 부추기는 양상으로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을 몰아세워 왔다.
교육의 본질은 협력에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 아이의 배움 뒤에는 수많은 교사의 협력과 돌봄이 있다. 담임교사의 눈길, 교과교사의 설명, 보건교사의 세심한 배려, 심지어 행정실 선생님의 따뜻한 인사까지. 교육은 결코 개인의 성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성과상여금제도는 교사의 ‘혼자 잘하기’를 강요한다. 학생을 위해 '함께 잘하려는' 마음은 보상받지 못하고, 때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이 모순을 그대로 두고서는 진정한 교육 혁신은 불가능하다.
협업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제안
1.절대평가로의 전환
경쟁보다 성장에 방점을 둔 평가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일정 기준 이상을 성실히 수행한 모든 교사가 합당한 보상을 받는 구조여야 한다. 협력을 해도 손해 보지 않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2.팀 단위 성과 반영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를 믿는 문화다. 진심으로 아이를 걱정하는 교사를 성과지표로 의심하기보다, 자율성과 판단력을 믿고 맡길 때 비로소 교육은 살아 숨 쉰다.
3. 정성적 평가와 교육 전문성
교사는 결과보다 과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 과정 속에 담긴 교사의 땀과 시간,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행정 중심의 일률적 기준이 아닌, 동료 교사 간의 신뢰 기반 평가와 학생·학부모의 피드백이 반영되어야 한다.
4. 존중자율성과 신뢰 회복
같은 학년, 같은 과목, 같은 교육과정 속에서 함께 수업을 준비하고 운영한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공동 연구와 수업 나눔, 학생 중심 프로젝트 운영 등 ‘같이 한 노력’을 인정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제도여야 한다
"선생님, 저 이번에 발표해보고 싶어요."
한 번도 손을 들지 않던 학생이 조심스레 말할 때, 교사는 그것이 ‘성과’가 아니라 ‘기적’에 가까운 변화임을 안다. 그런 기적을 위해 수없이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교사의 일이다.
우리는 그런 교사의 노력을 줄 세우는 대신, 함께 박수쳐 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 불신이 아니라 신뢰 위에 교육이 설 때, 아이들은 더 건강하게 자라고, 교사는 더 오래도록 아이 곁에 머물 수 있다.
성과는 남겨야 한다. 하지만 그 성과는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무엇을 이루었느냐로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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