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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는 왜 쓰는가 본문
조지 오웰의 삶을 글로 말하다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1903~1950)다. 영국의 작가로 소설 <동물농장(1945)>과 <1984(1948)>을 대표작으로 손꼽는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11권의 책과 수백 편의 길고 짧은 에세이를 발표했다. 그의 글은 예리한 통찰력과 특유의 유머, 통쾌한 독설로 유명하다. 이 책은 역자인 이한중이 그의 에세이 중 29편을 선별하여 묶어낸 책으로 저자 조지오웰의 삶과 사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밑바닥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책을 쓴다는 건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는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다. 거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어떤 귀신에게 끌려다니지 않는 한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다. (300p)' '나는 나에게 낱말을 다루는 재주와 불쾌한 사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았고, 그것이 나날이 겪는 실재를 앙갚음할 수 있게 해 주는 나망의 세상을 만들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289p) 작가 조지 오웰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를 정확하게 표현할 만큼 들여다 보고, 객관화하였다. 그리고 그는 시대를 읽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우리 시대에 정치적인 말과 글은 주로 변호할 수 없는 것을 변호하는 데 쓰인다.(474p)'라고 꼬집었다.
오웰은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말한다. '나는 생계 때문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이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다.'(292p)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재능 있고 고집 있는 사람들이 작가인데 돈에는 욕심이 적을지라도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 두려는 욕구와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라고 설명한다.
나는 거기에 본능적인 표현 욕구, 세상을 열심히 살아내려는 의지와 극명하게 반대되는 관찰자로서의 차별화,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인간에 대한 희망 혹은 실망 등을 덧붙이고 싶다. 작가로서의 오웰은 영국의 유명 사립 고등학교인 이튼스쿨을 졸업하고도 부랑자, 버마경찰, BBC기자 등의 삶을 살면서 스스로가 가진 이면에 대해 철저한 고독에 이르도록 고민하였고, 생계를 위한 글을 쓰면서 후반기에 역작인 <동물농장>과 <1984>를 썼다. 스스로의 삶으로 작가의 삶을 살아낸 인물이다. 이 책은 그런 작가의 삶의 순간순간을 기록한 내용이 고스란히 실려있다. 살아있는 지성으로서 자신을 지우고 투명하게 비추고자 애쓴 작가는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자기 만의 개별성을 지우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는다면 읽을만한 글을 절대 쓸 수 없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300P)'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히는 이유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