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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거미집 본문
2023년 9월의 영화로 <거미집>을 본 건 9.27.(수)이었다. 서울에서 영화를 본 지인은 영화가 끝난 후에 송강호 배우를 비롯한 여러분들이 나와 인사하는 장면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거미집>을 만든 감독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든 김지운감독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은 김열감독이다. 그는 기괴한 로맨스를 찍는 감독이다. 그런 그가 꿈에 시달린다. 그는 자신이 찍은 영화를 다시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틀간의 시간을 허락해 달라고 말하고 배우들을 설득한다. 이틀 동안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 주변의 사람들의 욕망과 영화를 향한 예술적인 갈망, 1970년대 한국에 있었던 영화 검열이라는 독특한 설정까지 얽혀서 다소 복잡하게 보인다. 그러나 결말을 보면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거미집에 전리품처럼 걸려있다. 김열감독은 많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자신이 원하던 예술을 이룬다.
"영화를 다시 찍을 거야. 평생 후회할 거다. 노예처럼 살면 벗어날 수가 없다."는 감독의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화재 속에서 신상호감독의 원고를 가지고 나온 김열감독, 영화사 대표의 돈을 챙겨 나온 백 회장. 이 두 사람은 이후 서로의 과거를 거론하지 않는 대신 서로를 돕는 존재다. 신상호감독의 영화를 흉내 낸 김열 감독, 작품성이나 흥행 등에서 밀리지만 백 회장의 과거를 알고 있으니 그 작품을 후원할 수밖에 없는 백회장이다.
배우들을 보면 극 중 인물에 몰입하여 심지어는 삶으로 연결짓기도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극 중 유림과 호세의 경우다. 호세는 바람을 피우는 인물로 영화 속 영화에서 설정되어 있는데 실제도 유림과 외도하는 사이다. 예술이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것 같기도 하다.
왜 거미집인가? 돈을 이용하여 여성 직원을 첩으로 들인 아버지와 아들, 그 옆에서 피해자라고 자처하는 어머니와 며느리, 돈을 욕심내고 계략을 꾸미는 첩은 서로를 죽이고 금고를 열었다. 그 안에는 돈과 함께 거미가 있었다. 그렇게도 첩이 여러 번 말했던 "나는 거미가 싫어!", 그 거미가 거기 있었다. 거미는 거미일까? 돈일까? 결말을 보자면 거미는 그 집을 차지하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전리품으로 만들어 거미집에 걸어 둔다. 결국 승자는 거미가 된 셈이다.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열린 결말은 영화를 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다. 선물로 받아들인다. 감독은 큰 그림을 그렸다면 나는 왜 거미집인가에 궁금증을 가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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