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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늦게 핀 벚꽃이 분위기를 살리다 본문
아파트에 3년 만에 벚꽃 축제를 열었다. 야시장을 이틀 동안 여는데 4월 7일과 8일로 안내가 되었다. 그런데 어쩌랴! 2023년은 유난히 봄꽃이 일찍 폈다. 3월 말에 이미 벚꽃이 절정에 이른 바람에 예년을 기준으로 아파트 벚꽃 축제를 계획했던 기획은 빗나갔다. 거기다 엊그제 이틀 동안 비가 내린 바람에 벚꽃은 다 떨어졌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주에 벚꽃 나무 아래를 거닐면서 몇 군데 덜 핀 벚꽃들을 발견했다.
"이 나무는 뭐야. 아직 꽃봉오리만 있네. 너무 게으른 거 아냐?"
하고 손가락질 받았던 그 나무들
그 벚꽃들이 이제 꽃을 피우고 벚꽃 축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꽃 중에 늦게 싹과 꽃을 틔우기로는 배롱나무가 으뜸이다. 개나리, 벚꽃, 목련 등등 모두들 앞다투어 꽃을 피우느라 바쁜 이 시기에 아직도 죽은 듯이 싹 틔울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혹시 죽은 거 아냐?" 하고 걱정할라 치면 5월 말이나 되어서야 싹을 틔우기 시작하여 늦여름인 8월에야 분홍, 연분홍, 꽃분홍, 흰색 등의 꽃을 피워낸다. 지금 화단에 나가보세요. 아마 잠자고 있는 배롱나무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람도 트이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빨리 재능을 발휘하고, 어떤 사람은 늦게 트인다. 박완서 작가는 마흔이 넘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흔이 넘어서 그림을 그린 사람도 봤고, 예순을 넘어 퇴직하고 동양화에 매료되어 중국 유학을 간 사람도 봤다. 때는 사람마다 다르다. 스무 살 되었으니 취업해야지, 서른 되었으니 결혼해야지. 마흔 되었으니 아이는 더 늦기 전에 낳아야지, 쉰 넘었으니 집은 한 채 있어야지...... 이런 식으로 숙제하듯이 사는 인생 말고 나 다운 생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일주일 늦게 피는 벚꽃과 아직도 싹을 안 틔우고 버티고 서 있는 배롱나무가 응원을 한다.
"나는 지금 나의 때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러니 재촉하지 마시오! 때 되면 나의 시대가 열립니다!"
매년 봐서 안다. 아니 아는 사람만 안다. 배롱나무의 매력을 말이다. 봄꽃들이 다 피고 나서 여름이 오고 장마가 지고 나면 그 때 환하게 피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이 배롱나무다. 배롱나무가 만약 지금 꽃이 핀다면 아마 벚꽃에 치여서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그러니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4개월 후, 자신의 때를 말이다. 2023. 4. 4. 찍은 사진 속에서 배롱나무는 아직 겨울이다. 이미 회양목과 매화는 배롱나무 앞에서 꽃을 피웠다가 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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