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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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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3.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5. 3. 22:53

  근래 뉴스 중 '전세 사기'가 눈에 띈다.  '전세 사기'는  주로 인천, 동탄, 부산 등지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전세 제도는 집 값의 80% 정도를 목돈으로 내고 2년 정도 집을 빌려 산 다음 집을 나갈 때 맡긴 돈을 돌려받는 제도다.  집주인은 받은 돈을 은행에 넣어 이자를 받아 이익을 챙긴다는 계산이다. 

  지금 벌어지는 전세 사기는 지난 2020년 코로나 초기에 주춤하던 경제가 돈풀기로 인해 갑자기 부동산 쪽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갭투자로 집을 늘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집값이 오를수록 사람들은 '혹시 집을 평생 못 사면 어떡하나 ' 하는  조바심에 집을 사려고 애썼고 급기야 젊은 청년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이라는 표현까지 생겼었다.  그게 2023년 바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2022년 말부터 코로나 기세가 꺾이면서 풀린 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였고,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예금 이자를 높이면서 대출이자도 덩달아 올랐다.  그러자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부담을 갖게 되었고 갭투자(전세 내 준 돈으로 다른 집을 사서 늘리는 형태)로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전세 대금을 갚지 못해 일어나는 전세 사기가 드러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는 2548채의 집이 전세 사기 피해자로 집계된 상황이다.  한 사람이 공인중개사를 매수하여 집을 소개하는 수법으로 속이니 속수무책으로 전세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니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피해자가 사회 초년생이 대다수라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문제는 지금이 시작이라는 거다.  정부도 대책이 없고 고스란히 당하는 사람은 서민 계층이라는 점이다.  왜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집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이 허락하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집이 두 채만 되어도 세금이 많을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공무원인데도 '임대사업자' 겸직을 신청할 수 있는 이상한 법이 있다.  문제가 되는 '전세' 제도를 이번 참에 '월세'로 전환하는 건 어떨까? '월세의 기준'을 시청-세입자-집주인이 정하되 월세를 올릴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올리게 하는 거다.  그리고 공무원은 '임대사업자' 겸직을 허가하지 말자.  공무원은 공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인데 자신이 맡은 업무를 이용하여 얼마든지 '임대사업'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면서 먹지 말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해충돌방지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법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돈은 사는 데 필요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잖아?'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요새 만나 봤나요? 우리가 돈을 좇아가는 일을 최고로 여긴다면 아마도 '전세 사기'같은 일은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해 가는 일, 개인주의(이기주의가 아님!)로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 둘 생겨난다면 집값도 낮아지고,  나눔과 배려도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나의 바람일지라도 그런 날이 오기를 꿈꾼다. 꿈은 자유니까.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