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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근무 본문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다. 해마다 방학을 앞두고 여론이 생기던 문제다.
'방학 중에 교사가 근무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2015년 신문(충북인)을 보니 전교조 충북지구는 “단체 협약으로 체결된 사항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 충북교총은 “교사의 방학 중 근무를 폐지하는 것은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일직성 근무란 교무실에서 전화 받기, 문서 수신, 학교 시설물 돌아 보기 등으로 이는 교사의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 전교조의 주장이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에 일직과 숙직이 폐지되었으니 같은 관점에서 방학 중 근무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교총은 “방학 및 재량휴업일에 교사 근무 여부는 학교자율에 맡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더불어 교육부는 학교자율성 보장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하면서 “실제 많은 학교가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위한 돌봄 교실, 방과후 학교, 스포츠교실, 각종 캠프, 도서관 개방등을 진행하고 있고 공문 및 민원처리 수요가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방학 중 교사의 근무 일괄 폐지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교장, 교감만이 학교를 지키고 학생들을 교육.보호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이미 6년 전의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도 이 문제는 학교마다 설왕설래 말이 많은 이야깃거리 이기도 하다.
그만큼 입장의 차가 크다는 말일 수도 있다.
2000년대 초반 대다수의 시도교육청에서는 전교조와의 단체협약을 이유로 방학 중 교사들이 일직근무(당직근무)를 하지 않도록 페지하였다. 그 결과 교과교사(담임, 전담 교사), 사서교사, 영양교사, 보건교사 등 비교과교사도 방학 중에는 학교에 없다. 그러니 돌봄교실에서 다친 학생이 나오면 교무실에 있는 응급약품상자의 약품으로 교무실의 공무직원이나 교감, 또는 교장이 치료해 줄 수밖에 없다. 도서 반납을 하러 온 학생의 도서도 사서교사가 근무하지 않으니 교무실에서 받는다.
물론 교원에게 주어진 교육공무원법 제 41조 연수를 받을 권리가 교원에게 있다. 항간에는 교원이 방학 중에 놀러 다닌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 치열하게 워크숍, 연구, 연수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다음 학기 교재 연구, 교육과정 준비, 교육과정 재구성에 시대에 따라 변하는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해 유튜브까지 보면서 방법을 찾고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 41조의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휴업일’을 말하며, 학교 현장에서는 방학 또는 재량휴업일을 의미함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의 의미에서 학교장은 연수의 질 관리 등의 책무성을 가지게 되며, 휴업일일지라도 학교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승인하여야 함.
위 법에 제시된 내용처럼 ’학교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승인‘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학교는 방학중에도 운영되는 교육기관이다. 학생을 교육하는 기관으로서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도서실 운영 등이 운영되고, 교육행정 업무도 계속된다. 따라서 교무실, 행정실은 업무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일직성 근무는 폐지 되었으니 교원은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은 하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 그 한 분의 교원이 나와서 "일직성 근무가 아니라 등교하는 학생 또는 업무를 지원하는 교사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나머지 교사들이 그 분 덕분에 41조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학교의 교장, 교감은 교원임에도 방학에 절반씩을 맡아서 근무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왜 교장, 교감은 아무 말이 없을까? 이 분들은 학교가 방학중에도 운영되고 있음을 알고, 또 방학이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기간임을 알기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내부 도색, 화장실 공사, 에어컨 공사 등을 총괄하고 있지 않은가? 법에 의하면 교장, 교감은 '관리자'가 아니다. 교원이다.
나도 교감이 된 첫 해에는 일직성 근무를 폐지하자고 주장한 일인이다. 그러나 몇 해를 교사가 없는 방학을 겪어보니 학교의 중심축인 교사가 없이는 방학조차도 쉽지 않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돌봄교실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학교 운동장에 와서 노는 아이들, 학교 주변에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은 담임교사가 아니면 지도가 쉽지 않았다. "네!"하고 돌아서면 똑같은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더구나 방학 중에도 학교폭력(*학교 폭력의 범위는 학교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신체.정신.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다)으로 신고하는 경우도 많아서 생활지도 차원에서라도 방학 중에 교사의 지원이 필요함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평소 맡은 일이 행정 업무쪽에 기울어져 있으니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지도까지는 역부족이다. 그러니 교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교사들의 협조를 구하고 방학 중에 학생이 등교하는 날은 교사들의 생활지도 지원을 받기로 하였다. 방학 중에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등이 운영되는 기간만 하루씩 나와서 지원하기로 하고, 관례화 된 개학식 전날 전직원 출근일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교사가 나와서 교무실, 행정실 직원들에게 밥을 사는 일은 없도록 각자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하기로 안내하였다. 이제 그럴 사람도 없겠지만 과일, 커피, 빵 등을 사서 들고 오는 일이 없기를 당부하였다. 대신 학교에서 컵밥 등을 준비하여 점심을 준비 못한 직원들이 이용하도록 하였다.
이번 방학을 앞두고도 '이번 방학에는 방학 중 교사가 학교에 나와서 근무와 생활지도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방학 중 하루도 나오지 않고 다음 학기를 맞이하는 게 학생들을 위해서, 교사 자신을 위해서 필요한 일인지는 본인의 몫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이틀이고, 사흘이고 나와서 준비한다. 여름, 겨울 방학 주에 한번씩 근무하기에 어떤 이는 여름에는 근무를 하지 않고, 겨울에만 두 번을 하기도 한다. 그 또한 본인의 선택이다. 작은 학교이니 교사가 안나오는 날도 태반이다. 그런 날은 별 수 없다. 교장, 교감이 교외생활지도를 위해 학교 주변을 확인하고, 일지도 작성한다.
방학 중 교원이 학교에 근무해야 하는가? 에 대해 정답은 없다.
그러면 행정실무사, 행정실 직원만 방학 중에 근무해야 하는가?
교육공무원법 제41조의 취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는 없는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 중심에 학생이 있고, 교육이 있으면 된다.
*참고로 급식실은 다음 학기 급식 준비를 위해 방학이 끝나는 무렵에 4일을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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