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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에포케(epoche) 본문
위의 사진을 보자. 고양이가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가 울타리 안에 갇힌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고양이는 울타리 너머 길가에 있다. 내가 울타리 안에 갇혀 있었다.
에포케(epoche)는 고대 그리스어로 ‘정지, 중지, 보류’의 뜻이다, 현상학에서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판단을 보류하거나 중지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카메라의 렌즈에 담긴 그대로를 담아낸다. 미처 내가 인식하지 못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그 분위기와 시대상, 그림자까지도 담아낸다. 반면 우리의 보다(see)는 뇌를 거쳐서 지각된 것을 보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인지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도 존재한다. 그렇다.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가도 매일 새로운 것이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제도 거기 분명히 있었지만 내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을 오늘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이 한 장소에서 바라보고 있는 빨간 장미 한 송이가 두 사람에게 절대 같게 인식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 사람의 입장, 상태, 조건, 배경 등에 의해 두 사람이 바라본 장미는 같은 장미가 아니다.
그러니 현상학자 후설이 말한 ‘에포케’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 관리자, 어른은 더욱 에포케가 필요해 보인다. 섣부른 판단과 선입견이 개입하면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은 누구나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바로 선입견과 편견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자신이 주관적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대다수가 “나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사람은 카메라 렌즈로 바라보지 않기에 객관적일 수가 없다. 당연한 일이다. 나의 생각이 있어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의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옳다는 주장을 할 때, 너는 그르다는 주장을 할 때 잠시 판단을 보류하고 ‘에포케’를 외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이 들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품격있는 인간이 되려면 ‘멈춰서 바라보기’를 하자.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말고 아끼자.
지금 내가 바라보는 것은
내 기분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것을 인정하고
'에포케'를 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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